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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힘들고 어려워도 선생님들 힘내세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중앙일보 2012.06.02 00:00 종합 43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그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건 사랑에 빠진 연인들만이 아니다. 자식 가진 부모도 선생님 앞에서는 그렇다. 아니, 옛날에는 그랬다. 선생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되는 줄 알았던 시절 말이다. 선생님 앞에서 우리 부모는 늘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혔다. 함부로 말도 못 붙였다. 내 어린 시절 선생님은 동네에서 제일 많이 배운 분이셨다. 학식으로 보나, 인품으로 보나 우리 부모와는 비교가 안 됐다. 그런 선생님 앞에서는 누구나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디 그런가. 쪼잔하게 아이들이나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을 우습게 보는 잘나고 똑똑하고 많이 배운 학부모가 오죽 많은가. 시험 문제가 틀렸네 채점이 잘못됐네 따지고, 교육 방식이 맘에 드네 안 드네 간섭하고, 걸핏하면 학교로 쫓아가 삿대질을 해대는 당당한 학부모들 말이다. 부모가 선생님을 같잖게 보면 아이들도 선생님을 우습게 본다. 보면서 배우는 게 아이들이다.



 선생님들 수난 시대다. 잘난 학부모에게 시달리고, 통제가 안 되는 아이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다. 복장 불량 지적을 받은 일진(학교 폭력조직) 여중생에게 맞아 실신한 여교사가 있는가 하면, 담배를 빼앗긴 중학생에게 맞아 입원한 선생님도 있다. 선생님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 아이들도 있다.



 지난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건은 287건으로 1991년(23건)에 비해 12배나 늘었다. 전체 교권 침해 사건의 40%인 115건이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경우다. 아이나 학부모에게 당하고도 모멸감이나 자존심 때문에 쉬쉬해서 그렇지 실제로는 훨씬 많다는 게 교총 관계자의 설명이다. 참다 못한 교총이 엊그제 교권 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교권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교총 65년 역사상 처음이다.



 자식들 앞에서 선생님 험담을 하는 학부모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그런 얘기를 들은 아이는 선생님을 신뢰할 수 없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 얘기를 귀담아들을 리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선생님 험담을 하는 것은 자식에게 공부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생님도 사람인 이상 완벽할 순 없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단점만 부각시켜 선생님을 깔보고 무시하는 학부모는 자신의 지능과 인격부터 돌아봐야 한다. 참된 지식과 교양의 소유자는 남의 단점보다 장점을 먼저 본다.



 누가 뭐래도 선생님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다. SKY 대학에 들어갈 실력이 없으면 사대나 교대에 못 들어간다. 또 임용고시의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이런 선생님들에게 자식을 믿고 맡기지 않으면 누구에게 맡긴단 말인가. 선생님들 손에 우리 아이들과 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 선생님들, 힘내세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글=배명복 기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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