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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부담 없고 지루하지 않아 가장 좋은 달리기 코스

중앙일보 2012.05.31 04:40 6면
지난 18일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감독이 송파나루공원 동호 주변을 달리고 있다.



황영조 감독이 말하는 송파나루공원 조깅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달리기 좋은 곳입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마라토너 황영조(42·송파구 송파동)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이 소개하는 송파나루공원이다. 이 공원은 석촌호수 주변에 조성된 조깅로이자 산책로다. 황 감독은 요즘도 하루 한 번은 이곳을 찾는다.



‘평지’로 돼 있다는 점. 국내외 수많은 달리기 코스를 체험한 황 감독이 송파나루공원을 극찬하는 이유다. “경사가 있는 길을 달리려면 근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면 부상 위험이 따르죠. 하지만 송파나루공원은 심한 경사로가 없기 때문에 초보자도 안전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달리기 코스에 깔린 몬도트랙은 관절 충격을 완화시켜준다. 몬도트랙은 국제대회에서 사용되는 육상트랙이다.



그가 말하는 송파나루공원의 장점은 또 있다. 달리면서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아침조깅을 하는 초·중·고교 운동장에는 일반적으로 400m 트랙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제가 보통 한 번에 5km 정도를 뛰는데 학교 운동장을 12바퀴 넘게 돌아야 해요. 황토색 흙으로 된 운동장을 보며 12바퀴를 달리는 일은 지루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송파나루공원에는 ‘보는 맛’이 있다. 그가 송파구청이 있는 동호에서 롯데월드가 위치한 서호 방향으로 뛰다 보면 왼편으로는 석촌호수가, 오른편으론 숲이 우거져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가끔 호숫가에 나와 있는 거위들에게 과자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롯데월드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들으면 선수로 활동할 때 제게 보내던 팬들의 응원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송파나루공원은 동호와 서호를 합쳐 한 바퀴를 돌면 2.5km다. 두 바퀴를 돌면 5km를 뛸 수 있다. 몇 바퀴를 뛰었는지 일일이 세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그가 말하는 송파나루공원의 장점이다.



황 감독이 송파나루공원을 처음 알게 된 건 1990년대 말. 선수 시절 때였다. 당시에는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합숙소에서 선수 4~5명이 함께 먹고 자며 훈련했다. 합숙소에서 출발해 한강둔치와 서울아산병원을 거쳐 하루 평균 50km를 달렸다. 정규 훈련을 끝낸 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마무리 훈련차 들렸던 곳이 바로 석촌호수였다.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달릴 수 있어 기초체력을 기르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송파구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도 석촌호수가 한 몫 했다.



선수생활을 마친 황 감독에게 석촌호수는 이제 ‘운동 장소’는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만남의 장’이기도 하다. 지금도 운동을 즐기는 황 감독은 주로 이 곳에서 지인들과 만난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누군가를 만나서도 함께 운동 할 때가 많아요.” 처음에는 등산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등산을 가기 위해선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고 등산 후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건강을 위해 산에 갔다가 몸을 망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약속장소를 석촌호수로 바꿨다. “송파 근처에 사는 친구나 선·후배들을 만나 2~3바퀴 가볍게 달리면서 얘기를 나눠요. 건강과 인간관계를 둘 다 지킬 수 있는 방법이죠.”



‘석촌호수 매니어’를 자청하는 그는 석촌호수가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지적했다. “산책하는 사람과 운동하는 사람이 따로 즐길 수 있도록 트랙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해진 방향과 반대로 걷는 사람들 때문에 부상자가 나올 수 있거든요.”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사고 위험도 높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달리기 코스 이용방법에 대한 공지를 확실히 하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공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전민희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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