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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선택·집중·속도 … 벤처기업·대학과 손잡고 신약개발 ‘올인’

중앙일보 2012.05.31 03:30 주말섹션 2면 지면보기
유한양행 연구소 직원이 혁신 신약개발을 위해 약물 안전성·약리효과 등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은 최근 스마트한 단계별 연구개발(R&D) 전략을 기본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회사의 신약 R&D 전략은 ‘선택·집중·속도’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의약품 매출액 대비 9%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R&D 역량 시스템 강화,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차별화한 신제품 개발, 해외 라이센싱 강화 등 단계별 전략으로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단추는 개병형 혁신(open innovation) 전략이다. 의약품 연구분야의 허브를 자처하는 유한양행의 R&D 역량 강화 시스템이다. 유망 벤처기업이나 대학 등과 함께 성공가능성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산·학·연이 공동으로 연구하면서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고, 제품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식이다.



실제 지난 한 해 유한양행은 국내 대학·벤처로부터 14건의 계약을 추진해 10건의 신규과제를 채택했다. 해외에서도 11건의 계약을 추진해 1건을 개발과제로 연구에 돌입했다. 이밖에 1년 동안 무려 200여 건의 외부과제를 검토, 자체 개발과제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5~6년 걸리던 신약 후보물질 도출과정과 초기 연구개발 단계가 크게 줄었다. 유한양행은 이러한 잇점을 살려 신약 탐색단계부터 전 임상·임상 개발에 이르는 중개 연구에 초점을 맞춰 상품화에 주력키로 했다.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등 다수 신약 동시 개발



R&D 전략은 신약개발 기간에 따라 중·단기와 장기로 나뉜다. 2~3년 이내로 진행되는 중단기 개발 전략은 개량신약·도입신약이 중심이다. 개발기간을 줄여 단기간에 이윤을 창출하는게 목적이다. 제네릭(복제약)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존 약물의 제형을 바꿔 체내에서 약효지속 시간을 늘려주거나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복합한 약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지혈증 치료제에 혈압강하 성분을 섞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혁신신약 과제에 집중한다. 과감한 인적·재정적 지원을 함으로써 글로벌 신약 개발의 초석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최근 이같은 노력의 결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항궤양제 ‘레바넥스’다. 유한양행이 11년 동안 50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신약이다. 1994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이 약은 2005년 9월 십이지장궤양 치료제로 신약허가를 받아 국내 9번째 국산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레바넥스의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유한양행은 중국 지준사와 레바넥스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인도 최상위 제약사인 자이더스 카딜라 헬스케어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잇따른 레바넥스의 해외 계약 체결은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능력을 해외에서도 인정한다는 의미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신약개발 의지를 바탕으로 신약 파이프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임상연구 중인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YH4804’과 류마티스관절염 항체신약 등이 그 주인공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소화기학회에서 ‘YH4804’ 임상 1상 연구결과가 발표했다. 올해는 임상 2상이 예정돼 있어 기술수출 같은 가시적 R&D성과 도출이 기대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항체신약은 기존 바이오시밀러에 효과가 없는 환자를 위한 약이다. 올해 국내 임상 1상이 개시됐다. 중국·아시아 지역에 라이센싱을 시도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집중하고 있는 신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퇴행성 디스크 질환은 현재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새로운 의약품 개발의 필요성이 높은 분야다. 유한양행은 바이오기업 엔솔테크와 공동으로 척추 부위에 직접 주사해 디스크를 재생시키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과민성대장염 치료제, 당뇨병치료제, 항암제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즈 치료제 등 원료의약품 선진국에 공급



수준 높은 원료의약품 개발력과 인프라 시설도 유한양행의 힘이다. 좋은 약은 좋은 원료와 시설에서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유한화학을 통해 cGMP(우수의약품관리기준) 시설을 갖춰 선진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인프라를 조성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은 미국·유럽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제약사의 의약품을 대신 생산하고 있다. 신규 의약품 원료를 함께 개발하거나 제품 생산 공정개발과 최적화를 함께 연구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신약개발 초기단계부터 참여해 이들 회사의 전임상 및 임상용 원료의약품과 의약품 핵심 중간체를 공급한다. 실제 항바이러스제로 유명한 타미플루의 중간체 원료 공급자가 바로 유한양행이다. 이 외에도 에이즈치료제(FTC), 페니실린 제제(PMH) 등 원료의약품을 선진국에 공급하고 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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