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시진핑에게 이름·전화번호 밝히며 촉구
유학생들은 서한에서 “영원한 집권당은 없다”는 대만 장징궈(蔣經國) 전 총통의 말을 인용하면서 “(후진타오와 시진핑을 지칭하며) 현재와 미래의 지도자는 전 세계에 통용되는 보편적 가치에 맞게 일당 독재체제를 포기하고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보통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보시라이(博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실각 사건과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 망명 기도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40여 년 전 린뱌오(林彪)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성취를 이뤘는데 정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고위층은 흘러간 권력투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비애”라고 꼬집었다.
본지는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칼리지 휴학생 판후창(範祜昶·27)과 통화했다. 영화 전공인 그는 산둥(山東)성이 고향으로 2008년 미 유학길에 올랐다고 한다. 다음은 문답.
- 해외에서 서한을 발표한 이유는.
“중국의 민주주의 현실을 밖에서 생생하게 확인한 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중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 젊은이로서 뭔가 하고 싶었다.”
- 천안문 사태 재평가를 주장했는데.
“중국에서 20대가 되도록 진상을 교육받지 못했다. 명백한 착오를 왜 바로잡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 유학생들은 어떻게 모였나.
“유튜브에 개설된 코너에서 알게 된 유학생들끼리 뜻을 모았다.”
- 한국인 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공산당 독재 치하에 있는 북한의 참상을 이곳에서 잘 알게 됐다. 중국뿐 아니라 북한이 민주화되도록 우리가 함께 손을 잡으면 좋겠다.”
◆천안문 사태=개혁파인 후야오방(胡曜邦) 전 총서기의 사망을 계기로 민주화를 외치던 시위대를 1989년 6월 4일 중국 군대가 탱크를 동원해 진압한 사건. 당시 비무장한 학생과 시민 수천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