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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반출 의혹 노정연 13억 … 검찰, 박연차 관련성 추적

중앙일보 2012.05.31 00:08 종합 18면 지면보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37)씨의 ‘13억원(100만 달러) 밀반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이 돈이 박연차(67) 전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박 전 회장 주변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돈세탁’ 정황과 의심스러운 해외 송금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 세탁, 의문스런 해외 송금
박 전 회장 주변 계좌서 포착
노씨와 미국서 아파트 거래
경연희씨 사흘 연속 조사

 30일 검찰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중수부 수사팀은 지난 2월 이 사건 수사 착수 후 돈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박 전 회장 주변 계좌를 추적하다가 수상한 자금의 흐름을 파악했다. 2010년 4억~5억원대 돈이 박 전 회장 딸(38)의 은행 계좌와 주식거래 계좌를 거치며 ‘세탁’된 흔적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때는 13억원 돈 상자 전달이 이뤄진 다음 해다. 검찰은 또 태광실업과 자회사인 휴켐스 관련 계좌에서 증빙이 명확하지 않은 억대의 유로화 송금 내역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13억원이 밀반출돼 경연희(43·여)씨에게 전해진 뒤 박 전 회장이 추후에 이를 보전해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박 전 회장은 지난 2월 형집행정지로 나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받은 중수부 방문조사에서는 “(13억원은) 나와 관계 없는 돈”이라고 주장했었다.



 검찰은 4·11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 3월 수사를 잠정 중단(이른바 ‘봉수(封手)’·본지 3월 3일자 1면)했지만 자금 추적은 계속해왔다. 총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한 데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재미교포 변호사 경연희씨가 귀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중수부는 30일 경씨를 사흘 연속 불러 조사했다. 경씨는 2007년 정연씨에게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클럽 아파트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09년 미국 코네티컷주 폭스우즈 카지노에서 정연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파트 매매 잔금 100만 달러를 보내라’고 요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카지노의 전 매니저 이달호(45)씨는 “당시 경씨가 내게 돈 송금을 부탁해 한국에 있는 내 동생(이균호)을 시켜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쓴 중년 남자에게서 13억원이 들어 있는 돈 상자 7개를 받아 경씨 지인에게 전달토록 했다”고 주장했었다.



 경씨는 세 번의 검찰 조사에서 “지인을 시켜 돈 상자를 받게 했고 이를 ‘환치기 브로커’ 등을 통해 반출한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경씨에 대해 필요한 조사는 마쳤지만 아직까지 13억원과 정연씨의 연결고리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자금 거래가 복잡해 돈 출처를 규명하는 데 적잖이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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