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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전설 브레송, 그가 직접 고른 작품들

중앙일보 2012.05.31 00:00 종합 22면 지면보기
1948년 카르티에-브레송은 베이징에 갔다. 거기서 국민당 정부 말년 6개월, 공산당 정부 초기 6개월을 기록했다. [사진 유로크레온]


#1.1932년 앙리 카르티에-브레송(1908∼2004)은 파리 생 라자르 역 뒤쪽 울타리 틈새로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었다. 한 남자가 물웅덩이를 폴짝 건너뛰는 순간 셔터를 눌렀다. 남자의 동작은 물에 비친 그림자와도, 뒤편 포스터 속 무용수와도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 장면은 그의 사진 미학 ‘결정적 순간’을 대표하는 작품이 됐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세계 순회 회고전’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 1948년 12월 국민당이 물러나고 공산당이 지배하는 새로운 중국이 탄생하던 시기, 카르티에-브레송은 베이징에 있었다. 인민해방군이 곧 도착할 긴박한 상황, 브레송이 찍은 것은 진군하는 군인들이 아니라 느긋하게 밥을 먹는 한 남성과 식당 주인이었다.



 현대사진 미학의 교과서,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왔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층에 250여 점의 사진 작품과 관련 자료 125점, 격자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그린 데생 두 점으로 왔다. 생전인 2003년 5월 프랑스 국립도서관 전시를 시작으로 스페인· 일본 등을 거쳐 한국에 11번째로 도착한 세계 순회 회고전이다.



  최근 열린 그의 전시로는 2005년 예술의전당에서 풍경과 초상 사진만 추린 것이 있었다. 8만 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번 전시는 죽기 전 그가 추린 작품들로 구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각별하다.



 독학으로 사진을 찍던 그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은 라이카 소형 카메라의 개발이었다. 이 카메라를 들고 그는 24세부터 스페인·멕시코·미국 등지를 여행하며 사진을 찍었다. 1952년엔 사진집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을 출간했다. 이 책 서문에 카르티에-브레송은 이렇게 썼다. “사진가들에게 있어 한 번 가버린 것은 영원히 가버린 것이다. 바로 이런 사실에서 우리 작업의 고충과 위력이 비롯된다. 우리의 작업은 현실을 감지하여 거의 동시에 그걸 카메라라는 우리의 스케치북에 담는 일이다.”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8000원. 9월 2일까지, 휴관일 없음. 02-735-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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