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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절단 후 회복 첫마디 “날 것 같아”

중앙일보 2012.05.31 00:00 종합 26면 지면보기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지를 절단하기 전의 에이미 코플랜드. [AP=연합뉴스]
“안녕. 우와. 와우. 나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야.”


박테리아 감염 근육 괴사됐던 여성 … “용기의 상징” 여론

 미국 조지아주에서 희귀종 ‘살 파먹는 박테리아’에 감염돼 팔다리를 잘라내야 했던 여성이 기적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내뱉은 첫마디다. CNN방송 등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29일(현지시간) ‘희망과 용기의 상징’이라며 병마와 싸우고 있는 여성 에이미 코플랜드(24)의 소식을 보도했다.



 웨스트 조지아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코플랜드가 박테리아에 감염된 것은 지난 1일이었다. 그는 애틀랜타 근처에 있는 리틀 탤러푸사 강에서 줄을 타고 움직이는 짚라인을 즐기다 줄이 끊어져 강물에 빠졌고, 왼쪽 종아리를 크게 다쳤다. 응급실에 가서 상처를 봉합했지만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사흘 뒤 병원에 갔을 때 의사들은 그가 ‘아에로모나스 하이드로필라’라는 박테리아가 원인인 괴사성 근막염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이 박테리아는 혈관에 독소를 내뿜어 근육과 피부 조직 등을 파괴한다.



 코플랜드는 급히 더 큰 병원으로 옮겨 왼쪽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장기도 상당 부분 손상된 상태였다. 혼자서는 숨을 쉴 수 없었고, 신장도 기능을 잃어 계속 투석을 받아야 했다. 심장박동도 매우 약했다. 의료진은 “환자가 살아날 확률은 희박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담당의는 첫 수술을 마친 지 2주 만에 남은 오른쪽 발과 두 손도 잘라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감염을 막기 위한 공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버지 앤디가 이 끔찍한 소식을 전했을 때 코플랜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두 손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세 마디로 답했다. “Let’s do this.(그렇게 하죠)”



 앤디는 “딸은 눈물도 보이지 않았고,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며 “이런 용감한 사람이 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서 내가 울어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후 코플랜드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주에는 산소호흡기를 뺀 뒤 자가호흡을 시작했고, 몇시간씩 의자에 앉아있기도 했다. 튜브를 제거하자 이제 말도 할 수 있게 됐다. 앤디는 “딸이 첫 수술을 받은 뒤부터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을 통해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졌고 애틀랜타 지역을 중심으로 모금활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딸의 엄청난 정신력이 놀라울 뿐”이라며 기뻐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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