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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대규모 경기부양 없다”

중앙일보 2012.05.31 00:00 경제 1면 지면보기
당분간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재정부가 2009년처럼 대규모로 경기부양에 나설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29일 전했다. 통신은 취재원을 밝히지 않은 채 “현재 중국 정부의 의도는 아주 분명하다. 높은 경제 성장을 겨냥한 대규모 경기부양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금융 부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신화통신 보도 … 실망감에 아시아 증시 일제히 하락

 중국 정부는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의 대출을 독려했다. 그때 풀린 돈이 4조 위안(약 740조원)에 달했다. 한국 정부의 2년치 예산과 맞먹는 규모였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은행 대출의 부실화가 심해졌다. 신화통신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 안정화 조치는 3년 전 대규모 경기부양을 되풀이하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재정 확대나 통화 팽창을 통한 무차별적인 경기부양보다는 정부 투자를 통해 선택적인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제철소 등 대규모 산업시설 투자를 잇따라 승인했다.



 신화통신 보도는 중국 안팎에서 높아진 경기부양 기대감과 배치된다. 최근 유럽 위기 등의 여파로 중국 제조업 경기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올 2분기 성장률이 8%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그에 비례해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리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28일부터 이틀 동안 상하이 주가가 강세를 보인 까닭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이 깨지면서 30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내렸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데다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 소식까지 겹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0.2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1%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0.27% 떨어졌다.



 그렇다고 ‘중국의 경기부양’을 기대하는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건 아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유럽 사태가 더 악화되면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익명을 원한 중국 시중은행 경제분석가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재정부가 지방정부 등의 경기부양 요구가 커지자 신화통신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자바오(溫家寶·70) 총리 등 경제정책 수뇌부의 의중이 반영된 보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유럽 사태가 더 악화될 때까지는 중국 정부가 민간 기업들이 도로·항만·에너지·통신·교육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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