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자 되려면 수학 문제의 숨은 의미 찾아 보세요”

중앙일보 2012.05.30 04:30 Week& 1면 지면보기
이과생, 특히 과학에 관심 있는 남학생에게 미 항공우주국(NASA)은 공학과 우주항공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다. 의공학도를 꿈꾸는 김준희(서울 경희고 2)군과 지구과학 연구원을 꿈꾸는 최용호(서울 환일고 3)군에게 의공학과 NASA는 더 알고 싶고 진출하고 싶은 분야다. 두 학생이 지난 23일 NASA 책임연구원을 지낸 서울대 의공학과 김성완(이하 ‘김’) 교수를 찾았다.


청소년 롤모델의 진로 조언 ⑦ 전 NASA 책임연구원 김성완 서울대 의공학과 교수

NASA 책임연구원에서 서울대 의공학과 교수가 된 지금도 김성완 교수는 자동제어기술로 항공과 인체에 대한 더 나은 삶을 꿈꾼다. [사진=장진영 기자]


준희=교수님이 연구하는 의공학과 우주공학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김=흔히 NASA라고 하면 우주인만 생각하죠. 하지만 NASA의 연구 분야는 크게 네 분야로 나뉩니다. 지구과학과 우주과학이 기본인 과학, 우주왕복선을 포함한 우주정거장, 우주탐사, 비행기를 연구합니다. 나는 자동제어기술을 전공해 NASA에서 항공분야 자동제어를 연구했죠. 평소 자동제어기술을 인체에 융합시켜 인공심장, 인공 팔·다리, 수술 로봇 개발 같은 다양한 분야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기회가 닿아 모교인 서울대로 돌아오게 됐어요.



용호=자동제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김=에어컨을 예로 들어보죠. 에어컨의 온도를 높이고 낮추는 것을 자동으로 감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동제어의 하나입니다. 우주선에 이상이 생겼을 때 빠른 감지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면 항공우주 자동제어와, 당뇨환자를 위한 자동혈당조절장치나 인공심장은 의공학 자동제어가 되겠죠.



용호=NASA 연구원이 되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신체적인 조건도 보나요.



김=NASA에 정식 연구원으로 채용되는 일은 쉽지 않아요. 특히 내가 몸담았던 항법제어 연구 분야의 경우 20년간 한 명(김성완 교수)만 뽑았을 만큼 채용되기 어렵죠. 연구원들은 신체적 조건이 따로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주인의 경우 시력과 수영실력이 반드시 필요해요.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수영 자격증은 기본입니다.



용호=지구과학 연구원들은 주로 어떤 부분을 연구 하나요.



김=아무래도 NASA에서는 지구과학 분야라고 해도 항공우주와 관련된 분야를 많이 연구하죠.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지만, 분야를 나눈다면 기후와 태양이 주를 이룹니다. 지구과학을 잘하기 위해서는 과학의 모든 기초 학문과 수학의 기초를 탄탄하게 쌓아야 해요. 미분·적분·함수처럼 교과서 속에만 있을 것 같은 수학 공식이 모든 과학의 기본 틀이 되기 때문입니다. 수학·과학 공부 게을리하지 마세요.



준희=교수님을 천재라고 부르는데요. 교수님만의 공부방법이 궁금합니다.



최용호군(왼쪽)과 김준희군(오른쪽)은 NASA와 의공학에 대해 김성완 교수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김=천재라기보다 노력형이죠. 서울대와 UCLA를 졸업하고 NASA와 서울대 의공학과에서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은 노력의 결과입니다. UCLA에서 자동제어를 전공하고 있는 아들에게도 늘 같은 질문을 던지곤 했습니다. “단순히 문제를 풀고 외우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문제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요. 방정식을 풀 때 방적식이 기호로 보인다면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것이죠. 방정식의 숨은 의미가 보일 때까지 보고 또 보는 겁니다. 수십 번씩 봐서 풀리지 않는 문제는 없어요.



준희=요즘은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김=캡슐내시경, 당뇨병모델에 이어 휴먼스페이스 바이올로지라는 항공우주와 인체를 결합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인체가 우주에 나가면 키가 커지고, 허리 사이즈가 줄고, 뼈가 약해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가 오는데 이때 오는 변화와 관련 질병에 대한 연구죠.



용호=NASA 연구원의 벽이 높아 보였는데 노력하면 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면 될까요.



김=두 친구가 졸업을 하고 사회에 발 디디게 될 즈음에는 NASA보다 우리 나로우주센터가 더 주목받는 항공우주센터가 될 수 있습니다. 꿈은 크고 높게 가지세요. 몸 담았던 항공과 의공학 두 분야 모두 우리나라가 최고가 된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두 친구에게 대한민국 공학의 미래를 걸어 봅니다.



글= 김소엽 기자

사진= 장진영 기자



▶만나고 싶은 멘토가 있나요



열려라 공부 ‘청소년을 위한 명사 멘토링’에 참여하고 싶은 중·고교생 독자의 신청을 받습니다. 만나고 싶은 명사와 이유, 간단한 자기소개·학교(나이)·연락처를 e-메일(rookie@joongang.co.kr)로 보내 주세요.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