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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출당시키려 의원 된 윤금순, 세비·연금 모두 화끈하게 포기

중앙일보 2012.05.30 00:51 종합 3면 지면보기
통합진보당 윤금순 비례대표 당선인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의원으로서의 모든 권한은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종택 기자]


통합진보당 윤금순 당선인(비례대표 1번)은 지난 4일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런 윤 당선인이 비례대표를 사퇴하지 않고 30일부터 국회의원이 됐다. 마음이 바뀌었거나 의원직에 연연해서가 아니다. 일단 그의 사퇴를 만류한 건 통합진보당 안의 복잡한 역학관계다. 윤 의원이 가진 ‘1석’의 무게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비중이 남다르다.



 윤 의원이 약속한 대로 의원직을 던져버렸다면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출당이 불가능해진다. 둘을 출당시키려면 당 소속 의원 전원(13명) 중 과반(7명)이 찬성해야 한다. 그런데 윤 의원이 당초 약속대로 사퇴해버리면 그 자리는 옛 당권파 조윤숙 당선인(비례대표 7번)에게 승계돼 옛 당권파가 과반인 7명(이석기·김재연·오병윤·김미희·김선동·이상규·조윤숙)인 상황이 된다. 이·김 의원에 대한 출당이 불가능한 구도다.



 반면에 윤 의원이 의원 신분을 갖게 되면서 비당권파는 5명(심상정·노회찬·박원석·강동원·윤금순)을 유지하게 됐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정진후·김제남 의원만 설득하면 과반을 확보하게 된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중립인 정·김 의원도 비당권파 측에 힘을 보탤 것으로 자신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윤 의원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출당을 위해 한시적으로 국회에 들어간 셈이다.



 다만 윤 의원은 ‘시한부 의원’직은 수용하면서 평생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모두 ‘화끈하게’ 내던졌다. 그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세비와 국회의원 연금(연로 회원 지원금), 보좌관 채용 등 국회의원으로서의 모든 권한은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경선 문제가 마무리되는 대로 (당초 약속대로) 국회의원직을 완전히 사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회의원 세비는 평균 월 1149만원(세전)으로, 급여 채권으로 지급된다. 만약 윤 의원이 수령하지 않으면 3년 후 국고에 반납된다. 연금 격인 연로회원지원금은 의원직을 하루만 유지해도 65세 이상부터 월 120만원 정도가 나온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비례대표 12번)도 이날 비례대표 후보직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했다. 다른 방향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압박한 거다. 그는 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종북(從北)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당원들 중 다수 국민이 동의하기 어려운 견해나 철학을 가진 당원들이 있을 수 있고, 소위 이념 논란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마저 종북 논란을 보수세력의 ‘색깔론’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 전 대표는 당내 ‘종북 세력’의 실체를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다만 유 전 대표는 “그분들 역시 통합진보당의 일부”라며 “저희들은 다 껴안고 가면서 바른 길로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께서도 대통령의 마음에 차지 않는 생각,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있다 해도 그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니 다 껴안고, 대화한다는 자세로 마지막까지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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