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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금리 갈수록 오르고 주택담보대출은 그만큼 하락

중앙일보 2012.05.30 00:50 종합 4면 지면보기
2008년 서울 마포의 소형 아파트를 산 한재규(40)씨는 요즘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을 조금 덜었다. 처음 빌릴 때 한 달 55만원 정도였던 이자가 요즘엔 50만원가량 나간다. 반면 한씨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이자는 7%에서 8%로 뛰었다. 한씨는 “대출금리가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면 주택대출이든 신용대출이든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 2년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사이의 금리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달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2009년 말 2%에서 지난해 말 3.25%로 1.25%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2010년 두 차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은행권 주택대출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2009년 말 5.54%에서 지난해 말 4.92%로 평균 금리가 0.62%포인트 떨어졌다. 2금융권인 상호금융과 보험·저축은행의 대출 금리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기준금리 상승과 반대로 시장의 장기금리는 하락했다. 2009년 말 연 5.39%이던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3.78%까지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풀린 돈이 워낙 늘어났고 외국인들이 국고채를 사재기하며 금리를 떨어뜨렸다. 주택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양도성예금(CD)에서 코픽스(COFIX·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로 바뀐 탓도 크다. 코픽스는 CD와 은행채·예금 등 은행의 모든 자금조달수단의 평균 금리로 계산하기 때문에 CD보다 1%포인트가량 금리가 낮다.



 반면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크게 올랐다. 2009년 평균 5.96%에서 지난해 말 6.58%로 높아졌다. 이 기간 중 개인 신용대출 영업을 많이 늘린 저축은행의 금리도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 최고 이자율 인하(연 39%)와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유도로 캐피털과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금리가 떨어졌지만 대출자 부담은 줄지 않았다”며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은행과 비은행권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최용호 시장분석과장은 “고객의 신용등급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금리 상승에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반면 신용대출은 고금리화되고 계단식 구조가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임일성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런 구조 탓에 고금리인 2금융권 대출로 밀려나는 중산층과 서민의 부담이 커진다”며 “신용도에 걸맞은 다양한 대출금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금융권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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