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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사람이 던지는 공, 맘껏 휘두릅니다

중앙일보 2012.05.30 00:03 종합 29면 지면보기
이대호
일본 요코하마의 오릭스 원정 숙소에서 만난 이대호(30·오릭스)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지난 28일 요코하마 DeNA와의 교류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날리며 퍼시픽리그 홈런 부문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5월에만 8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초반 부진을 털어낸 이대호는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이 정교하지만 어차피 사람이 던지는 공”이라며 “못 칠 공은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일본에서 인기가 높지 않은 오릭스에서 100여 일을 보내며 “내가 롯데 팬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를 새삼 깨닫고 있다”고 했다.


5월에 8홈런, 일본서 만난 이대호

 -5월 홈런 페이스가 무섭다.



 “4월에는 너무 잘하려다 보니 내 스윙을 하지 못했다. 공을 더 보고 싶은 욕심 때문에 계속 기다렸는데 그것 때문에 나도 모르게 타석에서 소극적으로 변했던 것 같다. ‘볼 만큼 봤다.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자’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풀 스윙도 되고 홈런도 나오기 시작하더라.”



 -놔두면 볼이 될 높은 공들을 공략해서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도 히팅 존이 넓었다. 볼이라도 노리던 공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냈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공이 들어와도 기다렸다. 그걸 극복하고 공격적인 타격을 하는 것이 5월 들어 변한 점이다.”



 -직구뿐 아니라 슬라이더나 컷패스트볼도 홈런으로 연결했다.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가 정교하지만 어차피 사람이 던지는 공이다. 국내 최고 투수인 류현진(한화)이나 윤석민(KIA)도 가끔은 실투가 나온다. 다루빗슈 유(텍사스)도 미국에서 잘하고 있지만 한 경기에 몇 번은 맞는다. 일본 투수들의 실투가 많지 않지만 나는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힘들 때 롯데 팬들 생각이 많이 났겠다.



 “많이 났다. 사직구장에서 경기할 때는 2만8000석 중 최소 2만6000석은 롯데 팬이었다. 원정을 가도 롯데 팬들의 목소리가 항상 더 컸다. 그런데 오릭스는 롯데처럼 인기 있는 팀이 아니다. 지난 요미우리전 때는 도쿄돔 5만5000석 중 5만3000명 이상이 요미우리 팬인 것 같더라. 그때 내가 롯데 팬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



 -이제는 롯데 팬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 팬들이 이대호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대호를 응원해 주시는 것뿐 아니라 야구 자체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것에도 감사드린다. 야구장에 많이 오셔서 수준 높은 한국 야구를 즐기고 스트레스를 푸셨으면 좋겠다. 나도 일본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요코하마=유선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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