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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난민 구호에 한국이 앞장서길

중앙일보 2012.05.30 00:00 종합 30면 지면보기
“60년 전 한국전쟁 때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회원들이 한국의 난민 구호에 앞장섰지요. 이제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 곳곳에서 폭력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국제적십자위 동아시아대표단장 티에리 메라

 내년 창립 150년을 맞는 국제인도주의단체 ICRC의 호소다. ICRC는 1863년 앙리 뒤낭이 창시한 국제적십자운동의 모체다. 무력충돌지역에서 초국가적 인도주의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ICRC 동아시아지역대표단장을 맡고 있는 티에리 메라(57·사진)가 지난 24일 본사를 방문했다. 메라 단장은 “여러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우수 인력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을 잘 안다”며 “ICRC에도 법무·의료·기술 등 전문 인력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ICRC는 187개국의 적십자사 및 적신월사와 연계해 분쟁지역에서 희생자 원조 및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80여 개 국가에는 파견직원을 포함해 1만2000명의 소속직원이 상주해 있다. 지금도 리비아·시리아·예멘·남수단 등에서 의료 및 생필품 지원에 앞장 선다. 스위스에서 태동한 민간단체이지만 각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인정받아 국제기구에 준하는 면책 지위 등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최근 파키스탄에서 ICRC 소속 영국인 의사가 피살되는 등 안전보장이 쉽진 않다.



 스위스 출신의 메라 단장은 “1982



년 ICRC 이스라엘 파견요원으로 출발해 태국·파키스탄·루마니아 등에서 30여 년간 근무했다”며 “시작했을 때 몰랐던 인도주의적 가치와 사명감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됐다”고 소개했다.



 “폭력 상황에 놓인 이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위험을 알면서도 삶의 터전을 떠나지 못하지요. 모두가 이들에게 무관심하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들의 삶에 희망을 주고, 자립을 도와줌으로써 얻게 되는 사명감은 다른 무엇과 바꿀 수가 없습니다.”



 ICRC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19명이 탈레반에 납치됐을 때 석방 협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2년부터 북한에서 의수·의족 지원활동을 펼쳐 절단장애인에게 6000개의 의수족을 보급하기도 했다. 메라 단장은 “한국이 경제성장을 하면서 인도적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ICRC를 비롯한 국제연대 활동에 한국 젊은이들이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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