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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의 글로벌 명품 주식 ③ 홍콩 증시 상장 청쿵실업

중앙일보 2012.05.30 00:00 경제 9면 지면보기
홍콩 거상 리카싱(李嘉誠)이 포브스에서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부자 10위권에 들었다. 중국계로는 처음이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홍콩에서 1달러를 쓰면 5센트는 리카싱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그의 기업들을 살펴보면 실로 홍콩에서 리카싱을 벗어난 삶이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홍콩 부동산개발의 주역인 청쿵실업과 거대 항만기업인 허치슨 왐포아부터 전력회사인 홍콩전등, 인터넷 공급업체인 PCCW와 통신회사인 홍콩텔레콤, 수퍼마켓 파큰숍, 약품·화장품업체인 왓슨(Watsons)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홍콩에서는 그가 진출하지 않은 사업이 없다.


리카싱을 화교 최고 거부로 만든 회사

 그중에서도 청쿵실업은 리카싱을 홍콩을 대표하는 기업가로 만든 회사다. 또 허치슨 왐포아가 그를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화교 최고 거부로 만들었다.



청쿵실업은 작은 플라스틱 공장에서 시작해 부동산개발에 뛰어들어 큰돈을 벌었다. 그 자본을 바탕으로 조금씩 거대 기업집단으로 변모하게 됐다. 리카싱은 44세이던 1979년 허치슨 왐포아를 사들이며 본격적인 화교 재벌에 등극했다. 허치슨 왐포아 인수는 영국 식민지 하에서 영국계 자본의 대기업을 화교기업이 인수한 첫 번째 사례여서 당시 홍콩은 물론 영국 경제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적자에 허덕이던 허치슨 왐포아는 리카싱을 만난 다음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홍콩항을 기반으로 하는 작은 항만회사에서 유럽·중앙아메리카·아시아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항만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청쿵실업은 하루 평균 거래량만 460만 주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는 종목이다. 부동산개발부터 모기지, 보험, 전자 매매 시스템 개발까지 다양한 투자 산업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1만 명에 달하는 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다.



최근에 발표한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청쿵실업의 2011년 매출은 423억5900만 홍콩달러로 전년 대비 2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60억5500만 홍콩달러로 전년 대비 72% 증가할 정도로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미 달러화 기준 2127억 달러에 이른다. 리카싱의 또 다른 대표 기업인 허치슨 왐포아의 시가총액은 2903억 달러로 청쿵실업보다 훨씬 크다. 아시아의 허브, 중국으로 가는 창 홍콩의 성장을 믿는 투자자라면 이동통신에서 건설·항만까지 자신만의 거대한 제국을 거느린 리카싱의 기업은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다만 리카싱이라는 거상의 이미지가 그가 소유한 기업들의 이미지를 대표 하는 만큼 기업의 상황과 상관없이 리카싱 개인의 스캔들에 따라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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