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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남다른 길 가는 사람 왜 격려 안 하나”

중앙일보 2012.05.30 00:00 경제 1면 지면보기
지미 웨일스
“실패할까 봐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과 실패하더라도 도전한 것 중 어떤 것이 5년 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일까요? 자신을 흥분시키는 일이라면 과감해지세요. 리스크(위험)를 감수해야 성공도 있습니다.”


위키피디아 만든 지미 웨일스 ‘학생 창업 페스티벌’ 특강

 29일 2000여 명의 학생으로 가득 찬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 에 선 지미 웨일스(46)가 말했다. 그는 2001년 무료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설립자다. 2006년 영국의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대한민국 학생 창업 페스티벌에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나는 정말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1996년 시카고에서 선물 옵션 투자자로 일할 때였다. 동료들이 전화나 팩스를 쓰거나 사람을 직접 보내 점심을 사오는 걸 보고 첫 번째 사업에 도전했다. 인터넷 주문 배달 사이트다. 곧바로 영업에 나섰지만 식당 주인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첫 번째 사업, 실패.



두 번째 사업은 검색엔진이었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클릭할 때마다 광고 단가가 올라가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닷컴 붐이 꺼진 상황에서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이는 없었다. 세 번째 사업은 누피디아. 위키피디아의 전신이지만, 역시 25만 달러만 날리고 접었다. 전문가들만 정보를 편집할 수 있게 한 데다 편집 과정도 복잡해 사용하기 어려웠던 게 패인이었다. 웨일스는 “세 번의 실패가 있었기에 위키피디아가 성공할 수 있었다.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게 낫다는 걸 내가 증명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강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혁신이 소수의 천재적인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창업에 주저한다”며 “(천재적일 정도는 아니지만) 좋은 아이디어와 탄탄한 실행력이 만나 성공한 경우는 무수히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수많은 이들이 창업 경험을 통해 혁신을 만들어내는 인재가 되고, 이런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대기업이 벤처를 인수한다”고 전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이 할 일도 있다는 뜻인가.



 “기업가 정신은 창업에 만 필요한 게 아니다. 기업 내 혁신을 만드는 데도 필수적이다. 벤처기업을 인수하면 기업가 정신을 가진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걸 대기업이 알아야 한다.”



 -한국의 창업 환경을 평가해달라.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과 여기서 길러낸 인재, 그리고 국가적 부를 기반으로 한 투자 여력은 한국의 강점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젊은이들이 남다른 길을 가는 걸 격려하지 않는다. 기업가 정신이란 도전정신이면서 실패하더라도 도전의 의미를 충분히 평가하는 태도, 그 자체다.”



 -위키피디아의 성공 요인은.



 “우리는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편집할 수 있는, 인간 지식의 총합’이다. 자유롭다는 건 단순히 공짜를 뜻하는 게 아니다. 언론의 자유도 포함한다.”





위키피디아(Wikipedia)



하와이 말로 ‘재빠르다’는 뜻의 위키위키(wikiwiki)와 백과사전(encyclopedia)의 합성어. 전 세계 사람들이 정보를 직접 편집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2001년 설립돼 현재 270여 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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