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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건강 클리닉 청소년 소화불량·불면증

중앙일보 2012.05.21 12:41



위장에 쌓인 노폐물 ‘담적’ 방치했다가 공부와 담 쌓을 뻔 했죠

위담한방병원 나병조 원장
같은 시간, 최대의 집중력을 발휘해 공부의 신(神)이 되려면 건강한 몸과 맑은 정신이 필수 조건이다. 지난해까지 위장 장애로 고생한 김다은(사진·경기도 성남여고 2)양은 “아픈 걸 참으며 공부하는 것보다 건강부터 찾은 뒤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1 지명식(서울 구현고 3)군은 스트레스성 위염으로 고통을 겪었다. 조금만 긴장하면 설사를 하고 평소에도 배앓이를 했다. 책상 앞에 앉으면 장이 꼬이는 것 같고 어지럼증까지 생겼다. 병원에서 내시경 촬영을 했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올 초 식습관을 바꾼 지군은 증상이 나아 생활에 활기를 찾았다. 그는 “뱃속이 편해지니 머리가 맑아 공부에도 집중하게 된다”고 말했다.

 

#2 김다은양은 최근 성적이 부쩍 올랐다. 1학년 2학기에 3등급이던 내신 성적이 올 들어 1.5등급까지 향상됐다. 김양은 “성적을 더 올려 안정적으로 1등급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체증이 심해 마음 놓고 먹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만성적인 소화 장애를 치료하자 성적까지 변화하기 시작했다. “소화불량이 해결되고 나니 불면증과 짜증까지 사라져 요즘 공부할 맛이 난다”고 했다.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신경성질환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적지않다. 두통·어지럼증·메스꺼움·소화불량·어깨결림·근육통·비염에 이유없는 전신피로까지 증세도 다양하다.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해도 병명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당사자는 고통을 호소하지만 교사나 부모는 “너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다”라며 “신경성 질환은 정신력으로 이기고 공부에 집중하라”고 다그치기도 한다.



 위담한방병원 나병조 원장은 “흔히 ‘신경성’이라고 간과하는 질환 중 상당수가 위장에 쌓인 노폐물, 즉 담적(痰積)으로 인한 병이 많다”고 말했다. 담적은 위장 내벽에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들이 오랜 기간 쌓여 딱딱하게 굳어진 증세를 말한다. 위 내벽에 담적이 끼면 위가 단단해 소화 운동을 원활히 할 수 없다. 영양분 흡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나 원장은 “대다수 신경성 질환의 원인을 따져보면 위장에 쌓인 담적인 경우가 많다”며 “담적에서 나오는 독소 물질이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온 몸에 퍼지다 신체에 약한 부분을 공격해 신경성 질환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담적 치료로 단기기억력·집중력 향상



 학생의 경우 담적 치료가 학습능력 향상으로 이어지곤 한다. 위담한방병원은 지난 2월 EBS와 함께 ‘습관을 바꾸면 성적이 잡힌다’라는 다큐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구현고 재학생 40명을 대상으로 담적병 여부를 검사해 증상이 심한 20명을 추렸다. 이들을 대상으로 4주간 담적 치료를 하자 단기기억력, 집중력 등 기초학습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지군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위담한방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심한 담적병 진단이 나오자 부모도 놀랐다고 했다. 공부를 하다 배가 아파 화장실에 들락거리거나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늘 꾀병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몸이 정말 아픈데 꾀병으로 오해를 받을 때는 억울하기도 하고 섭섭했다”며 “병명이 확실히 나오니 치료를 받기 전부터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군을 치료한 나 원장은 “어려서부터 고기와 밀가루 음식, 패스트푸드를 좋아해 몸에 담적이 많이 쌓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담적에서 내뿜은 독성 물질 때문에 어지럼증과 어깨 결림 증상이 심했다. 나 원장은 “약물 치료로 담적을 녹이고 수기 치료를 병행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4주 치료가 끝난 후 지군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치료 받기 전에는 30~40분 집중하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책상 앞에 앉으면 2시간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소 걸러주는 위 상태에 따라 건강 영향



 김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바쁜 일과 때문에 끼니를 자주 걸렀다. 오후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면 긴장이 풀려 폭식하는 일도 잦았다. 공부 욕심이 많아 밤 늦게까지 깨어있으려고 커피도 자주 마셨다. 담적을 유발하는 잘못된 식습관을 오랫동안 지속한 셈이다.



 담적병에 대한 자각 증세 중 하나가 소화 불량이다. 김양은 신물이 나고 명치 끝이 답답한 때가 잦았지만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겪는 일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증세가 심해지자 조금만 먹어도 가슴까지 꽉 막힌 듯 답답해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불면증도 생겼다. “누워 있으면 배가 아프고 숨을 쉴 수 없어 신경이 날카로워졌어요. 계속 뒤척이다 서너 시간 잘 때도 있었어요.” 그런 날이 반복되다보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또 아프냐”고 물었다. 김양은 “성격이 점점 우울하고 예민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담적병 치료를 받은 지 2달이 지나자 그는 “불안하고 초조하던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생기가 돈다’는 말도 곧잘 듣게 됐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성적이 많이 올랐다”며 “담임 선생님이 가정통신문에 ‘다은이가 많이 아파 걱정했는데 치료를 받은 뒤 교우 관계도 좋아지고 성적도 올랐다’고 써주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나 원장은 “위는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라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민감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위는 음식물이 처음 유입되는 장기로 영양분의 1차 공급처이자 우리 몸에 유해물질이나 독소가 스며들지 않게 걸러내는 정화조 역할을 한다”며 “위의 상태에 따라 우리 몸 전체의 건강 여부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 문의=02-556-1133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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