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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T 대비 학원가 다양한 수업 현장

중앙일보 2012.05.21 12:35
평촌의 한 어학원에서 학생들이 태블릿PC를 활용해 영어 말하기 연습을 하고 있다.



목소리 녹음해 억양 다듬고 영어타자 치며 글쓰기 훈련

14일 오후 5시 경기도 평촌의 한 어학원. 강의실 안엔 대형 스마트TV가 걸려있다. 중 2학년 6명은 각자 태블릿PC를 앞에 놓고 입을 오물거리며 중얼거렸다. 세계 주거환경을 주제로 ‘A is most common in B’라는 문장형식을 활용해 말하기를 연습하는 중이다. “시작합니다. 16개 문장이에요.” 강사의 말이 끝나자 교실 내 모든 PC에 ‘Instant Quiz’ 자막이 떠올랐다.



“Shared tents are most common among tribes in the desert.(공용텐트는 사막 유목민들 사이에서 흔한 주거환경이다.)” 학생들은 큰소리로 외운 문장들을 말해나갔다. 말하기 연습이 끝나자 학생들은 컴퓨터 타자를 활용해 ‘주거’를 주제로 짧은 글을 쓰는 연습을 했다. 글을 작성할 때마다 스마트TV 화면엔 학생들의 글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iBT(internet-Based Test,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시험) 방식으로 치러지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대비해 이 학원이 최근 도입한 스마트 클래스 수업 모습이다.



영자신문으로 배경지식 쌓아 쓰기 유형 훈련



다음달 시행을 앞두고 20일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모의평가가 치러졌다. NEAT시행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이에 맞춰 교육업계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최대 관심사항은 말하기와 쓰기에 대한 대비다. iBT방식에 맞춰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말하기를 연습하고 태블릿PC를 활용해 컴퓨터 타자로 영어 글쓰기 능력을 익힌다. 새로운 형식과 문제유형에 적응하기 위해서다.



윤소이(경기도 안양서중 2)양은 지난해 12월부터 이 수업을 듣고 있다. 윤양은 “예전엔 영어로 말할 때 1분을 넘기지 못했다”며 “그 1분도 머뭇거리는데 다 보냈었다”고 회상했다. 막연히 아는 단어만 활용해 생각나는 대로 이어 붙여 말하곤 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2분 동안 체계적으로 말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이 늘었다. 윤양은 “주제를 받으면 답변과 근거, 예시의 구조를 먼저 머릿속에 떠올린다”며 “구조에 맞춰 매일 익힌 어휘를 조합해 정해진 시간 안에 논리적으로 말하는 법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NEAT방식에 따라 태블릿PC에서 자신의 말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말하기를 훈련하기도 한다. 집에서 과제물로 녹음한 녹음파일을 수업시간에 재생하면서 수정·점검하는 것이다. 표현어학원 평촌캠퍼스 권정희 원장은 “녹음파일은 말하기 실력을 학생 자신에게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라며 “억양과 빠르기, 문장실력 등에서 보완할 점을 알려주고 말하기가 매끄럽게 될 때까지 반복 지도한다”고 말했다.



쓰기영역 공부도 NEAT방식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컴퓨터 영어 자판에 익숙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단어 60~80자의 분량이 어느 정도의 양인지에 대해 감각을 익혀야 한다. 김윤수(서울 개운중 3)군은 한달 전부터 NEAT워크북이 포함된 영자신문(NE타임즈)으로 공부하고 있다. 학원에서 주 1회씩 신문을 공부하며 배경지식을 쌓은 뒤 NEAT워크북에서 NEAT 쓰기유형에 맞춘 의견쓰기, 세부묘사 완성하기 등 문제유형을 익힌다.



김군은 “신문의 다양한 어휘와 표현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험교재로 공부할 때보다 쓸 내용이 풍부한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사이트에 접속하면 iBT방식으로 화면을 보며 문제를 풀 수도 있다. 능률교육 기획홍보팀 강주현 과장은 “NEAT워크북을 활용하면 영자신문을 처음 읽을 때 겪는 어려움을 줄일 수 있고, 영자신문의 내용을 쓰기·말하기 활동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역별 기본능력 습득한 뒤 문제유형 익혀야



윤소이양이 컴퓨터 키보드로 영어글쓰기를 연습하고 있다.
학원가에서 선보이고 있는 NEAT교육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시험유형별 맞춤형 수업이다. 정철어학원주니어는 플래시 프로그램과 iBT방식으로 연계질문에 답하기, 그림 묘사하기 등으로 문제유형을 연습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와 연계해 실전연습용 모의테스트를 마련하고 자사 영어말하기 대회 심사도 NEAT평가기준에 맞췄다. 청담 표현어학원은 NEAT모의체험을 마련하는 등 교육업계엔 NEAT와 관련된 사설 말하기 대회나 모의고사가 앞다퉈 열리고 있다.



아발론교육은 자사 영어 교재를 NEAT유형에 맞춰 개편했다. 내용은 2주에 걸쳐 한가지 주제를 말하기·듣기·읽기·쓰기 네가지로 다각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시험 현장 감각과 함께 표현력을 기르기 위한 여름방학 프로그램도 신설할 예정이다.



YBM도 교육과정을 NEAT 방식으로 재편했다. 쓰기와 말하기 교육과정에서 그 동안 첨삭 위주로 진행된 기존 토플식 수업이나, 특목고 입시면접을 대비한 회화 위주 방식을 배제하고 NEAT 유형으로 바꿨다. 쓰기 수업의 경우 다양한 문장구조를 활용해 다양한 표현과 글을 작성할 수 있게 하고, 말하기 수업은 자신의 의견을 독백 형태로 말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NEAT 관련 사교육시장이 이처럼 팽창하고 있는 이유는 NEAT가 아직까지 학생과 학부모에게 낯선 시험이기 때문이다. NEAT공식 홈페이지(www.neat.re.kr)에 출제유형·가이드라인·예상문제·모범답안 등이 수록 돼 있지만 학생 혼자서 이를 준비하기엔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에 맞는 학습법을 제시하는 사교육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것이다. 정철어학원주니어 도곡캠퍼스 박경태 부원장은 “NEAT도 시험의 한 종류여서 문제유형을 익히고 연습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어민과 마주보며 회화를 잘해도 iBT기반 시험방식을 따로 익혀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NEAT 교육프로그램을 선택할 땐 주의가 필요하다. 학원가의 NEAT 강좌는 아직은 시험단계다. 실제 시험이 시행되지 않아 강의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원을 선택할 땐 프로그램 내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웅진플러스어 학원 이필희 원장은 “단편적인 문제 유형만 가르치는 학원이 늘고 있어 영역별 영어 기본 실력을 높이는 데 충실한 프로그램인지 선별할 것”을 조언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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