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뻐근하고 손발 차가운 것도 피로 현상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을까. 무려 성인 10명 중 9명은 스스로 피로한 상태라고 인지하고 있었다. 종합광고대행사 유니기획의 브랜드전략연구소에서 발표한 ‘2012 한국인의 피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올 초 전국 만 19~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87.1%가 현재 ‘피곤하다’고 답했다. 주 3일 이상 피로를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은 77.2%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91.9%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20대(87.1%), 40대(89.0%), 50대(77.9%) 순이었다. 월요병 현상도 두드러졌다. 둘 중 한 명은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 가장 피곤하다고 답했다. 원인은 직업·업무·학업이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가사·육아, 음주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피로지수가 높은 사람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직업별로는 주부가 제일 높았다. 거주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부산·울산·경남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피로지수가 낮은 지역은 광주·전라 지역이다. 소득별로는 월 600만원 이상일 때가 가장 많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영양소→에너지 전환 비타민B가 도와줘
문제는 피로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적다는 점이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91.5%는 피로 유발 물질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당연히 피로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피로물질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피로물질은 영양소를 세포에서 이용하는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다. 특히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긴다.
세포에 들어간 포도당이 에너지로 이용되려면 ‘트리카르복시산(tricarboxylic acid·TCA) 회로’라는 세포 속 ‘에너지 생산 공장’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 비타민B가 촉매역할을 한다. 비타민B는 포도당이 TCA 공장에 들어갈 수 있는 일종의 출입증이다. 체내 비타민B가 부족하면 포도당이 TCA 공장에 들어가지 못한다. 결국 포도당이 피로물질로 변해 쌓인다.
특히 비타민B군 중 B1이 부족하면 포도당의 에너지 전환율이 20분의 1로 줄어든다. 체내 비타민B와 피로물질의 양은 대부분 음주·흡연·운동부족·과로·수면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는다.
연세의원 유경하(가정의학과 전문의) 원장은 “음주와 흡연은 체내 비타민B를 많이 소모하고 비타민B1의 흡수를 막는다”고 말했다.
체내 비타민B가 풍부하면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피로를 풀 수 있다. 비타민B를 피로 예방 물질로 부르는 이유다. 비타민B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은 우유·버섯류·달걀·양배추·돼지고기류 등이다. 유니기획 최준 연구원은 “조사 결과 식사 때 이를 잘 챙겨먹는 국민은 4분의 1에 불과했다”며 “피로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에서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다면 비타민 B군이 포함된 영양보충제를 복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체내에 잘 흡수되도록 활성형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이럴 땐 만성피로를 의심하세요
※다음과 같은 증상이 4개 이상 동시에 나타나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
■ 충분히 쉬어도 피곤하다
■ 잠을 자고 일어나 면 어깨가 무겁다
■ 피로 때문에 업무능률이 떨어진다
■ 기억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 목 안이나 목 주변, 겨드랑이 부위가 아프다
■ 외상이 없는데 근육·관절부위가 수시로 아프다
■ 가끔씩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 때문에 고생한다
■ 운동(힘든 일)을 하면 심한 피로감이 계속된다
출처: 한국건강관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