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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리그에 G8회의도 잠시 스톱 … 캐머런, 메르켈 옆서 “만세”

중앙일보 2012.05.21 00:55 종합 2면 지면보기
미국 메릴랜드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G8 정상회의 중인 각국 정상들이 20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시청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왼쪽)가 첼시(잉글랜드)가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상대로 승부차기 득점을 하는 순간 환호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나란히 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오른쪽)의 표정은 밝지 않다. [메릴랜드 로이터=뉴시스]


영국과 독일을 대표하는 프로축구팀이 유럽 정상을 놓고 맞대결한 순간, 주요 8개국 (G8) 정상회의도 잠시 멈췄다. G8 정상들은 미국 메릴랜드의 캠프 데이비드에 모여 아프가니스탄전과 시리아 사태, 유로 위기 등 산적한 문제를 논의하는 중이었다. 현지시간으로 19일 낮(한국시간 20일 새벽), 8개국 정상들은 현안을 잠시 뒤로한 채 TV에 시선을 고정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각국 축구리그를 대표하는 팀들이 모여 최강 클럽을 가리는 대회다. 매년 5월 열리는 대회 결승전은 전 세계에서 2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유럽의 클럽 월드컵’이다.



 첼시(잉글랜드)가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환호했다. 캐머런 총리는 원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애스턴빌라의 열성 팬이지만 이날은 영국을 대표하는 첼시를 응원했다. 뮌헨을 응원하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홈 구장에서 독일 팀이 패하는 장면을 보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사실 2년 전에도 두 총리는 함께 경기를 관전했다. 2010년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캐머런 총리와 메르켈 총리는 잉글랜드와 독일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을 함께 봤다. 결과는 4-1 독일의 완승. 그러나 이 경기에서 프랭크 램퍼드(34·잉글랜드)의 명백한 골이 노골로 선언되는 희대의 오심이 나왔다. 메르켈 총리는 캐머런 총리에게 “미안하게 됐다”고 했고, 캐머런 총리는 “월드컵 득점 판정에 비디오 판독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국가 정상들까지 흥분케 한 축제는 막을 내렸다. 주인공은 첼시였다. 첼시는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첼시는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인 ‘빅 이어(Big Ear)’를 들어올렸다.



 챔피언스리그 정상은 첼시가 1905년 창단 이후 한 번도 서지 못한 자리였다. 2003년 구단을 인수해 10년 동안 1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러시아 갑부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꿈도 마침내 이뤄졌다. 첼시는 우승상금 900만 유로(약 133억원)를 비롯해 TV 중계권료, 승리수당, 스폰서십 제공액 등을 합쳐 총 1억 유로(약 1480억원)가량을 챙기게 됐다.



 이날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뒤 마지막 승부차기까지 성공시킨 첼시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34)는 경기 후 “우리는 축구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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