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당명 바꾸려는 이인제 못마땅 … 선진당 떠난 ‘창업자’ 이회창

중앙일보 2012.05.21 00:54 종합 3면 지면보기
이회창(左), 이인제(右)
또다시 결별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전 대표와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 얘기다. 15년 전엔 이인제 위원장이 이회창 전 대표를 등졌다. 그러나 이번엔 이 전 대표가 20일 선진당 탈당을 선언했다. 2008년 2월 1일 자신이 만들었던 당을 4년3개월여 만에 떠났다.



 그는 이날 배포한 글에서 “자유선진당으로 있는 동안, 즉 개명을 하게 될 전당대회 이전에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선진당은 4·11 총선 패배 후 이 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다. 21일 새 당명을 발표한다. 당명 발표 하루 전 떠나는 셈이다. 측근인 박선영 의원은 “이 전 대표는 비대위가 자신이 만든 당의 이름과 정강정책을 바꾸고 보수를 포기하고 중도로 가겠다는 것에 많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결국 두 사람이 ‘완전한 화해’를 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번 악연은 영원한 악연”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이 위원장이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불복하고 대선에 출마한 게 악연의 시작이었다. 이 위원장은 그해 7월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아들 병역 문제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9월 탈당을 결행했다.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서 3위를 했으나 이 전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39만여 표 차이로 패하는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국민회의에 입당해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 전 대표와 악연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충청 대통합’을 위해 무소속이던 이 위원장을 선진당으로 받아들였다. 당시 두 사람은 심대평·변웅전 전 대표와 함께이긴 했지만 14년 만에 만찬도 했다. 이때 이 위원장은 “잘못한 일이 너무 많다”고 했고, 이 전 대표는 “이미 다 잊어버렸다. 우리에게 과거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최근 이 위원장이 당 개혁을 좌지우지하고 두 사람이 대선 후보 경선을 다시 치르는 구상까지 거론되자 불쾌해했다고 한다. 그러더니 결국 불안한 동거를 8개월 만에 마쳤다. 이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 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너무 갑자기 당한 일이라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