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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명 목숨 뺏고도 '영웅' 대접받은 폭파범 왜?

중앙일보 2012.05.21 00:41 종합 14면 지면보기
알메그라히
1988년 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로커비 사건’(미국 팬암기 폭파사건)의 범인이 병으로 숨졌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전 리비아 정보요원인 압델바셋 알메그라히(60)가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알메그라히의 남동생의 말을 인용해 “밤 사이 건강이 매우 악화됐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 관여 의혹 끝내 못 밝혀

 로커비 사건 당시 리비아 정부는 국제사회로부터 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이어지자 리비아 당국은 알메그라히를 포함한 정보요원 두 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사건 현장인 스코틀랜드에 넘겼다. 이 중 알메그라히만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2001년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8년 동안 복역한 뒤 2009년 8월 풀려나 리비아로 돌아갔다. 그가 전립선암에 걸려 앞으로 3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귀국 당시 알메그라히는 ‘국가 영웅’ 대접을 받기도 했다.



  알메그라히의 신병은 여러 해 동안 외교분쟁의 불씨로 남아 있었다. 로커비 사건에는 카다피가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미국과 영국은 알메그라히를 다시 데려오거나 리비아에서 남은 형기를 채우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카다피를 축출한 시민군 역시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알메그라히의 송환을 거부했다. 알메그라히는 줄곧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었다.



유지혜 기자





 ◆로커비 사건=1988년 12월 영국 런던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가던 팬암 여객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해 탑승객 전원과 마을 주민 등 270명이 숨진 사건. 영국·미국은 이 참사의 배후에 리비아 정부가 있다고 보고 유엔 차원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했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관여 여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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