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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마잉주 ‘가시밭길 4년’ 예고

중앙일보 2012.05.21 00:41 종합 14면 지면보기


마잉주 총통이 20일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 AP=연합뉴스]
1월 재선에 성공한 마잉주(馬英九·62)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식을 하고 2기 4년 임기를 시작했다. 5년 대통령 단임제인 한국과 달리 대만은 총통의 4년 연임제다. 이날 오전 타이베이(臺北) 시내 총통부에서 열린 취임식에는 우둔이(吳敦義) 부총통과 천충(陳沖) 행정원장(총리에 상당) 외에도 파라과이·벨리즈·마셜제도·나우루·팔라우·키리바시 등 6개국 국가원수와 교황청 특사 등이 참석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화려한 폭죽놀이와 경축 행사 없이 취임식이 차분하게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경축행사 없이 대만 총통 취임



 마 총통은 1월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51.6%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취임도 하기 전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요건 완화 등 몇 가지 정책을 강행하는 바람에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15%대로 급락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4년 임기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취임사에서 마 총통은 국내 정치보다는 중국과의 양안(兩岸) 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마 총통은 “지난 4년간 대등·존엄·호혜 이념에 따라 양안 협상을 제도적으로 되살려 양안 관계를 개선하고 대만 해협의 긴장을 낮춰 평화와 번영을 일궈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앞으로 4년간 양안은 새로운 협력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총통은 “중화민국(대만) 헌법의 기틀 아래 ‘3불(不統·不獨·不武) 정책’을 유지하고 ‘92공식(九二共識·1992년 컨센서스)’을 존중하는 범위에서 양안의 평화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3불 정책이란 중국과는 당장 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추진하지 않으며, 중국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대만의 정책이다. 92공식은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가 92년 11월 홍콩에서 만나 타결한 것으로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원칙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 해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집권 1기에 ‘양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타결하는 성과를 거둔 마 총통이 집권 2기에 정치 분야에서 양안의 협력을 어떻게 진전시킬지 주목된다. 그는 취임사에서 경제 분야뿐 아니라 정치적 분야에서도 관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되, 급격한 변화에는 거부감이 있는 대만 여론을 감안해 이를 탄력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민생을 포함한 내정 분야를 들여다보면 마 총통에게 남은 4년은 가시밭길이다. 마 총통은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하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요건 완화 방침을 발표해 여론의 반발을 샀다. 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면서 유가·전기료·증권거래세를 대폭 인상했다. 대만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와중에 한·중·일 3국이 14일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하면서 대만의 소외감도 커졌다.



 이에 대해 마 총통은 “꼭 해야 할 일이라면 비판을 받더라도 철모를 쓰고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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