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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열창과 카리스마, 그 남자를 잡아라

중앙일보 2012.05.21 00:22 종합 24면 지면보기
2주 남았다. 6월 4일 신한카드와 함께하는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열린다. 시간이 변경됐다. 오후 6시 20분부터 2시간 40분간이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며 JTBC가 생방송한다. 이번 어워즈 최고의 핫 이슈는 남우주연상이다. 뮤지컬 주 관객이 여성이라는 점, 한국 뮤지컬의 ‘티켓파워’는 남자 배우들이 주도했다는 점 때문에 후보 발표 직후부터 설왕설래다. 인물도 다채롭다. 2연패에 도전하는 조승우부터 무섭게 성장하는 김준수까지. 가창력과 작품 분석력을 두루 갖춘 다섯 배우, 과연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 후보



김준수

“캐릭터 분석력 탁월하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9년차 가수. ‘더 뮤지컬 어워즈’ 2010년 신인상, 2011년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어 올해 또다시 주연상 후보에 오른 뮤지컬 배우. 김준수(25)는 진화하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를 등에 업고 뮤지컬 무대로 오르는 아이돌 가수는 많지만, 김준수만큼 입지를 다진 이는 드물다.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로 데뷔한 이후, “좋은 자질을 가졌을 뿐 아니라 작품을 새롭게 분석해 본인의 스타일로 만들어내는 점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황후의 비극적 삶을 다룬 뮤지컬 ‘엘리자벳’은 뮤지컬 배우 김준수의 진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켜준 작품이다. 황후를 유혹하는 죽음의 사신 ‘토드’ 역을 맡아 특유의 창법과 악마적 이미지로 무대를 장악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씨는 “김준수를 통해 ‘토드’라는 캐릭터의 입체성이 생생히 살아났다”고 평했다. 김준수가 출연한 32회의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김호영

모차르트 상처 절절히 그려




“김호영의 원맨쇼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모차르트가 당대 최고의 록스타였다”는 가정에서 출발, 모차르트의 천재성과 엉뚱함과 감정기복을 함께 표현해야 하는 무대. 김호영(29)은 ‘모차르트 싱크로율 100%’라는 찬사를 들었다.



 그의 주무기는 순수함과 발랄함이다. 2002년 ‘렌트’로 데뷔, ‘아이다’ ‘헤어스프레이’ 등을 거치며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워갔다.



천재와 괴짜의 양면성을 자유롭게 오가야 하는 ‘모차르트 오페라 락’엔 김호영이 정답과도 같은 캐스팅이었다. 여기까진 누구나 짐작했을 터.



김호영은 한발 더 나아갔다. 첫사랑의 배신으로 괴로워하는 모차르트의 상처와 아픔을 그는 가슴 절절히 녹여냈고, 관객을 설득했다.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된다. 7월부터는 또 다른 대작, 뮤지컬 ‘라카지’에서 동성애자 역할을 맡는다.





박건형

외모·노래·입담 넘치는 매력




다시 박건형(35)이다. 드라마, 영화 등 종횡무진 카메라 앞을 누비고 다니던 그의 모습에 팬들은 박수를 보내면서도 무대 위의 섹시 가이 박건형을 원했다. 그리고 이에 화답하듯, 그는 열정적인 ‘조로’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0년 ‘웨딩싱어’에 이은 두 번째 남우주연상 도전이다.



 그는 재주가 많다. 훤칠하고 잘 생겼다. 노래도 잘 한다. 입담도 제법 있다. 그 모든 걸 한꺼번에 보여주기에 뮤지컬 ‘조로’는 제격이었다. 쾌활한 청년 디에고가, 사건이 터지면 조로로 변신해 악당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그는 맞춤옷처럼 풀어냈다. 하늘을 날고, 칼 싸움을 하는 등 액션 장면에서 그는 다이내믹했다. 거기에 장난기는 어찌나 많은지. 게다가 가끔씩 애절하게 부르는 사랑의 송가는 여심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박건형의 매력을 십분 보여준 뮤지컬 ‘조로’. “정말 조로가 실재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는 평이 나왔다.





송용진

록 스타일에서 내면 연기자로




송용진(36). ‘주체할 수 없는 끼’는 이 배우를 두고 쓰는 말이 아닐까. 데뷔 14년차 뮤지컬 배우, 인디 록밴드 보컬, 음반·뮤지컬 제작자…. 그의 다른 직함이다. 많은 재주만큼 그는 욕심도 많고, 활동 범위도 넓다.



 1999년 뮤지컬 ‘록햄릿’으로 데뷔해 지금껏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록 창법을 기반으로 한 폭발적인 가창력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 뮤지컬 ‘헤드윅’ ‘록키호러쇼’ 등 쉽게 범접하기 힘든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 와 일각에선 ‘컬트 뮤지컬의 황태자’로 불리기도 했다.



 이번에 후보에 오른 뮤지컬 ‘셜록 홈즈’는 ‘록커 송용진’이 ‘연기자 송용진’을 변모하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 하겠다.



단지 발산하는 게 아니라 농축하고 자제하고 번민하는, 내면의 다층성을 예리하게 포착해 냈기 때문이다. “괴팍하고 신경질적이면서도 번뜩이는 추리력을 가진 홈즈를 송용진식으로 풀어냈다”는 평이다.





조승우

애절·섬세한 지바고 그 자체




‘조지킬’이 ‘조바고’로 돌아왔다. 지난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조승우(32)가 이번엔 ‘닥터 지바고’로 도전한다.



 원작소설과 영화의 유명세 탓이었을까. 뮤지컬 ‘닥터 지바고’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바고 역의 주지훈이 성대결절로 개막 직전 하차했다. 이때 조승우가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3주 남짓한 준비기간, 하지만 ‘뮤지컬계 파워맨 1위’ 조승우는 역시 조승우였다.



 의사이며 시인, 누군가의 남편이자 연인이던 지바고의 복잡한 심경을 그는 특유의 섬세함으로 표현했다. 라라를 향해 애절한 사랑노래를 부를 때 관객의 몰입도는 최고조가 됐다. 매회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조승우 출연 이후 티켓 판매는 두 배 이상 뛰었다. ‘조승우 효과’는 이번에도 녹슬지 않았다.



 과연 어워즈 남우주연상 2연패로 조승우는 또 다른 신화를 쓰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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