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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페이스 북에서 한국 신산업을 본다

중앙일보 2012.05.21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페이스 북이 거품 논란을 딛고 지난 18일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페이스 북은 상장과 동시에 1040억 달러(약 123조원)의 기업가치를 확보해 세계 증시 역사를 다시 썼다. 마크 저크버그와 에두아르도 세브린이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공동창업한 지 8년 만에 “세계를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이룬 것이다. 페이스 북은 시가총액에서 씨티그룹·맥도날드·아마존 등을 제쳤으며, 시가총액이 LG와 SK그룹을 합친 규모에 이를 만큼 굴지의 기업으로 떠올랐다. 정보기술(IT) 벤처라고 소수의 투자자를 ‘1% 기업’은 아니다. 페이스 북은 그동안 9억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미국·유럽에서 45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우리가 단지 ‘대박신화’의 시각에서 접근할 게 아니다. 페이스 북은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내려앉는 성장률과 답답한 일자리의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기존의 수출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들에만 기댈 경우 ‘고용 없는 성장’만 반복되기 십상이다. 오히려 신산업 분야에서 성공신화들이 쏟아져야 새로운 탈출구가 열린다. 돌아보면 IT 거품이 수많은 부작용을 낳았지만 NHN·넥슨처럼 빼어난 성공 사례를 일궈낸 것도 사실이다.



 최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세계 IT업계 거물이 늘고 있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인물들이 신산업 발굴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초고속 인터넷 망이 깔린 한국만큼 새로운 IT 사업에 적당한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페이스 북에 한참 앞서 아이러브스쿨·싸이월드 등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선보인 곳이며, SK C&C의 휴대전화 결제 시스템은 뒤늦게 미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 IT 거물들의 잦은 방한을 뒤집어 보면 우리의 신산업 잠재력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이야기다. 더 이상 바다 건너 페이스 북의 성공을 부러워할 때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 페이스 북을 능가할 어떤 신산업을 키워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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