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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선 깨졌는데 … 주식형 펀드엔 돈 몰려

중앙일보 2012.05.21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공포를 이기는 용감함일까,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무모함일까. 그리스발 악재로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7% 넘게 하락했다. 134포인트 떨어지며 1800선이 무너졌다. 연초 상승분을 이달 들어 고스란히 반납했다.


이달 들어 713억원 순유입

 그런데 얼어붙은 분위기와는 달리 시장에 돈이 들어오고 있다. 펀드 시장이 대표적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713억원이 순유입됐다. 11일부터 닷새째 순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들어온 돈만 6234억원에 달한다. 앞서 1분기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5조8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주가가 하락하자 그동안 코스피 2000선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가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임모(33)씨는 “18일 1800포인트가 깨지는 것을 보고 은행으로 달려갔다”며 “지금 가입하면 손해를 볼 일은 없겠지 싶어 300만원을 인덱스 펀드에 넣었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ELS)도 비슷하다. 일부 종목형 ELS 가운데 원금 손실 가능 구간(녹인베리어)까지 주가가 하락한 ELS가 나오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주가가 21만~23만원일 때 ELS가 주로 발행됐다. 설정 당시 주가의 60% 밑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난다고 가정할 때 이미 원금 손실 가능 구간에 진입했다. 그런데도 오히려 지금이 투자 기회라며 ELS 투자에 관심을 쏟는 이들이 늘었다. 이승환(41·치과의사)씨는 “시장이 급락하는 걸 보고 지수형 ELS에 가입하려고 증권사에 전화했더니 판매 한도가 이미 다 찼다고 하더라”며 “주가가 낮아진 이 기회에 ELS 투자를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흐름을 재빨리 알아채고 ‘똑똑하게’ 움직인다는 ‘스마트 머니’도 비슷했다. ‘수퍼개미’로 분류되는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태평양물산 1000주를 15일 추가로 사들였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도 17일 대교 보통주 4만2000주를 주당 5776원에 매수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같은 날 자사주 3000주를 주당 1만483원에 매입했다.



 개인도 이번 시장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3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은 이달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사들이고(순매수) 있다.



 그러나 급락에 따른 반등을 노리고 무리하게 투자했다간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반대매매 금액은 110억원에 달했다. 이달 초만 해도 50억~60억원 수준이던 반대매매 금액이 최근엔 100억원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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