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리 9단의 110은 A로 끊기 위한 준비동작. 순간적으로 온갖 그림을 파노라마처럼 그려 본 나현은 상대의 준비된 스토리를 피해 111로 붙여간다. 이 수가 부분적으로는 참으로 날카로웠다. 백도 112는 선수지만 그 다음이 쉽지 않다. 가령 ‘참고도1’ 백1로 돌파하는 것은 8까지 큰 패가 난다(흑2는 5 자리로 웅크리는 수도 가능하다). 114는 산전수전 다 겪은 구리 9단의 노련미가 느껴지는 두터운 수로 실제로는 왼쪽 대마를 겨냥한 수다. 여기서 흑이 ‘참고도2’ 흑1로 두어 두 점을 잡는 것은 백2로 사망한다. 119가 삶의 맥점으로 이 대마는 이 수로 살았다. 그렇다면 다른 하나의 대마는?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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