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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 닮은점은 "일만한다", 다른점은…

중앙일보 2012.05.18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임정욱(左), 라신스키(右)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강자, 애플과 삼성전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앙숙 같지만 "알고 보면 닮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임정욱(43) 전 라이코스 대표다. 그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출간된 『인사이드 애플(Inside Apple)』의 역자다.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의 애덤 라신스키(45) 선임기자가 쓴 『인사이드 애플』은 철저한 비밀주의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애플의 ‘속살’을 보여준 책으로 평가받는다.


일이 재미있다는 애플 직원 없어 … 자부심으로 일하더라
『인사이드 애플』 번역한 임정욱 전 라이코스 대표 인터뷰

 출간 하루 전인 16일 서울 서초동에서 기념 강연을 한 임 전 대표는 “직원들이 오로지 일만 한다는 점에서 애플과 삼성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책의 한 대목을 예로 들었다. 저자 라신스키가 “일이 재미있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답하는 애플 직원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는 가치 있는 일을 열심히 한다”고 대답했단다. 임 전 대표는 “애플은 업무강도가 세기로 유명하지만 직원들은 ‘다른 곳에선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에 몰입한다”며 “삼성에도 비슷한 문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가 잘나가니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 아닌가.



 “1997년 복귀한 뒤 스티브 잡스가 일관되게 전한 메시지가 있다. ‘우리는 가족과 친구에게 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메시지는 아이폰 같은 성공과 결합하면서 문화로 정착했다. 삼성전자 출신 지인들 역시 ‘스마트폰의 성공으로 자신감과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한다. 이걸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애플과 삼성, 닮은 게 또 있나.



 “비밀주의다. 애플과 삼성의 직원들은 동료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할 뿐이다.”



 -정보를 공유하고 결정권을 이양해야 창의적 조직이 되지 않나.



 “그게 현대 경영학에서 주창하는 바다. 구글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그러지 않더라도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물론 삼성과 애플이 다른 점이 있다. 임 전 대표는 “조직도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애플이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중앙집권화돼 있는 반면, 삼성은 완제품·부품 부문 아래 여러 사업부가 있는 형태다. 잡스가 2주 단위로 회사 내 모든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었던 건 이런 구조 때문이라고 임 전 대표는 설명했다.



 이런 차이는 제품에서 출발한다는 게 임 전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팀 쿡 애플 CEO가 콘퍼런스콜에서 한 말을 꺼냈다. ‘난 지금 여러분의 책상 위에 애플의 모든 제품을 올려놓을 수 있다. 이런 회사는 애플과 정유회사뿐이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이 애플의 강점”이라고 임 전 대표는 말했다. 그는 “1997년 잡스가 복귀해 가장 먼저 한 일이 12종이나 되던 컴퓨터를 4종으로 줄인 거다. 자금과 인력을 집중해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게 애플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모두 만드는 수직계열화로 삼성이 경쟁력을 갖췄다면 애플은 단일 모델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없는 애플은 어떻게 될까. 임 전 대표는 “팀 쿡은 잡스가 제품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회사 살림을 도맡아 하던 인물”이라며 “잡스의 경영 스타일이 문화로 정착한 만큼 쿡이 이끄는 애플은 몇 년간 좋은 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10년, 15년 후에도 영속 가능한 기업이 되려면 잡스 같은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선언 기자





애플 VS 삼성 닮은 점



- 일만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성취감에 업무 몰입



- 비밀주의 철저

옆 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다른 점



애플-단일 제품 전략

삼성-수직계열화 전략



애플-CEO 중심의 중앙집권화

삼성-사업부문별 분권화



애플-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

삼성-하드웨어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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