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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힘 분산” … 이재오·정몽준·김두관 릴레이 개헌론

중앙일보 2012.05.12 00:47 종합 3면 지면보기
여야 대선주자들에 의해 개헌론이 공론화되고 있다. 새누리당 이재오·정몽준 의원, 민주통합당 김두관 경남지사 등이 고루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섰다.


‘4년 분권형’ 불 지피는 대선주자들

 가장 적극적인 인사는 이재오 의원이다. 그는 10일 대선출마 선언에서 “집권하면 6개월 이내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헌법 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1일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여야 대선주자들에게 “분권형 대통령제를 받아들이는 여야 후보에게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는 자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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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엔 국회에서 개헌 토론회를 열어 ‘분권형 개헌’을 이슈화한다는 계획이다. 토론회에서 이 의원은 박 위원장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고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에게 개헌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정몽준 의원과 김두관 경남지사도 이 의원의 분권형 개헌론과 기본적으로 입장이 같다.



 정 의원은 8일 TV조선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건 문제다. 임기를 마치면 본인을 대통령으로 만든 당에서 쫓겨나는 거 보면 실패한 제도”라며 “개헌도 논의할 수 있고, 좋은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김 지사는 4일 민주당 정치개혁모임 조찬간담회에서 “대통령 1인에게 모인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심각한 폐해를 낳고 있다”며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은 19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원내 1당의 사실상 ‘오너’인 박근혜 위원장의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이 의원이 특임장관 시절인 2011년 개헌을 밀어붙일 때 “개헌을 한다면 4년 대통령 중임제가 좋겠지만 그보다 국민적 공감대가 가장 중요하다”며 입장을 유보했었다. 대선을 7개월 앞둔 시점에서 박 위원장이 개헌 추진에 적극성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박근혜계 의원들은 입장이 나뉜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5년 단임인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여 ‘반쪽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이 의원의 제안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론 개헌론이 ‘박근혜 흔들기’용이라는 의구심이 깔려 있다. 반면 이혜훈 의원은 “4년 분권형 대통령제가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개헌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개헌을 한다면 정권 말기엔 힘든 만큼 정권 초기에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비서실장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주기를 맞추는 ‘원포인트 개헌’을 추진했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난해 이재오 의원의 분권형 개헌 추진에 대해 “현행 권력구조가 여권에 불리하다고 보기 때문에 나오는 것으로 정략적”이라고 비판했었다. 민주통합당 주주 중 한 명인 손학규 상임고문 측도 “개헌을 한다면 미국식 4년 중임제로 하자는 입장이지만 차기 정부에서 여론을 수렴해 국민 공감대를 얻어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박근혜계 주자 중 김문수 지사도 분권형 개헌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헌법은 5000년 역사상 가장 휼륭한 문건”이라고 말했다. 측근인 차명진 의원은 “권력 분산은 현행 헌법의 책임총리제와 지방 분권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법률만 개정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서울대 강원택(정치학) 교수는 “개헌을 하려면 모든 대선 주자 간 합의 과정을 거쳐 차기 정부 초반에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효식·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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