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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미국이 여전히 힘셀 수밖에 없는 이유

중앙일보 2012.05.12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권력의 미래

조지프 나이 지음

윤영호 옮김, 세종서적

400쪽, 2만원




(인구+영토+경제력+군사력)×(전략+의지). 미 중앙정보국(CIA)의 고위임원이었던 레이 클라인이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권력(power) 비교를 위해 썼던 공식이다. 여기서 권력은 국력(national power)이다. 1977년 그는 이 공식에 따라 소련이 미국보다 강한 권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10여 년 뒤 소련은 붕괴했다. 권력은 그만큼 눈에 잘 보이지 않고, 정확히 계량할 수 없으며,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이 책은 이런 권력의 문제를 다뤘다. 미국의 대외정책과 국력의 관리를 다뤄본 전문가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에게는 어울리면서도 익숙했을 주제다. 초강대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세계 전략을 연구하는 이런 전문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강대국 미국의 권력을 구성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흔히 권력은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로 나뉜다. 전자는 군사력 같은 것이고, 후자는 문화의 힘으로 요약된다. 강압과 응징을 앞세운 하드 파워와 유인을 내세운 소프트 파워를 적절히 배합할 때 그 권력은 스마트 파워가 된다.



 미국이 스마트 파워를 잘 구사한다면 중국 등 경쟁국의 부상이나 해커집단이나 테러집단 같은 초국가적 행위자의 등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글로벌 위기 이후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란 일종의 운명론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책은 여전히 미국이 우월하다는 것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세계 인구의 5%밖에 살지 않는데 세계 경제 생산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전 세계 국방예산의 절반을 쓰는 나라. 문화·교육, 그리고 보편성에 호소하는 가치로 무장한 소프트 파워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라. 게다가 부자이면서 강한 친구도 많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을 동맹으로 거느린 나라가 미국 아닌가.



 책은 미국의 국가 지도자에게는 자신감을 갖고 임하라는 격려이자 훈계다.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에는 아직 멀었으니 감히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일 수 있다. 한국 같은 소국에는 미국을 믿고 따르라는 안심 메시지 아닐까. 저자는 글로벌 시대의 새로운 상황에 맞게 적합한 동맹, 제도,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스마트 파워 전략과 화술을 찾아내는 게 미국의 과제라고 강조한다. 소국도 경청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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