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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오차 허용 않는 로봇 … 인공관절 수술 무결점 시대 열어

중앙일보 2012.05.11 04:30 부동산 및 광고특집 4면 지면보기
이춘택 병원장이 로봇을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이춘택병원]
제주도에서 사는 조복순(가명·75)씨는 최근 인공관절수술을 한 무릎을 보면 습관처럼 미소를 짓는다.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했던 시절이 생각나서다. 그는 수술 후 2주 동안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동네 산책을 다닐 정도가 됐다. 조씨는 본래 해녀다. 고된 물질로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져 가까운 거리를 걷는 것도 힘들었다. 관절염을 초기에 잘 대처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걸을 때마다 아팠지만 참을 만 하다는 생각이 병을 키웠다. 결국 연골이 닳아 걸을 때마다 뼈와 뼈가 부딪쳐 통증이 심해졌다. 보건소에서 약을 먹기도 하고, 한의원에서 뜸도 떴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통증이 심해지면서 외출하는 횟수가 줄었다. 다시는 걷지 못한다는 생각에 우울증까지 생겼다.


이춘택병원

수술용 로봇, 0.1㎜ 오차 허용치 않아



퇴행성 관절염은 초기엔 약물과 물리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본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손상된 관절부위를 제거한 뒤 인공관절을 이식받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 인공관절을 정확한 위치와 각도를 맞추지 않으면, 원하는 만큼 관절이 굽혀지지 않아 거동이 더 불편해 질 수 있다. 또 인공관절이 헐거워 나타나는 이탈현상을 막는다. 관절을 갈아끼운다고 모두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다. 수술부위의 오차를 줄여 만족도를 높인다. 인공관절수술에 사용하는 로보닥(ROBODOC)이라는 수술용 로봇을 통해서다. 이 수술용 로봇은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도 승인을 받아 안전성을 입증했다. 로봇이 사람의 손을 대신해 수술 오차 범위를 줄이고, 뼈를 잘라내는 과정에서도 손떨림 없어 정교함을 높였다.



 관절전문 이춘택병원은 10년 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인공관절 수술로봇을 도입했다. 세계적으로도 독일·일본에 이어 세 번째다.



 로보닥은 오소닥(ORTHODOC)이라는 컴퓨터와 한 짝이다. 수술 전 환자의 CT(전산화단층촬영)영상을 활용해 3차원으로 환자의 관절모양을 재구성한다. 마치 눈으로 직접 보는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오소닥은 환자의 무릎 어느 부위를 얼마나 절개하고 어떤 각도로 인공관절을 갈아 끼울지 등의 정보를 로보닥으로 전송한다. 일종의 수술계획센터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로보닥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피부를 절개하고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중 계획된 설정 범위에서 0.1㎜의 오차만 생겨도 멈추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불필요하게 뼈를 깎지 않고 최소 부위만 제거해 정확하고 안전하게 수술하기 위함이다. 이춘택 병원장은 “로봇 인공수술은 조그만 오차도 허용하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높다. 회복기간도 짧아 수술 4시간 후부터는 다리를 움직이거나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밀한 수술로 인공관절 수명 늘려



인공관절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점도 로봇수술의 장점이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약 20년. 발목부터 무릎·골반에 이르는 뼈가 삐딱하지 않게 정렬돼 있을 때 얘기다. 로봇수술은 몸을 지탱하는 관절에 쏠리는 무게를 올바르게 분산하는 방법으로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린다. 한 번의 수술로 인공관절을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수술 후 인공관절이 빨리 헐거워져 제 위치를 벗어나는 것도 방지한다. 이춘택 병원 윤성환 과장은 “환자의 관절 모양에 따라 무릎과 골반의 균형을 맞춰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리고, 인공관절이 이탈해 재수술하는 문제점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로봇인공관절 수술의 경쟁력은 국제학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란·싱가포르·덴마크·러시아 등에서 연수생들이 방문하고 있을 정도다. 풍부한 시술경험으로 ‘새로 도입된 기술은 위험성이 크다’는 이미지도 벗었다.



 환자 서비스 분야도 차별화했다. 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는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순간까지 직원 1명이 함께 다니며 안내하는 ‘1대 1 동행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를 밀착해 돌보는 담당 전문간호사 시스템도 도입했다. 의사가 일일이 설명해 줄 수 없는 부분을 대신한다. 전문용어를 쉽게 설명하거나 수술 전·후 관리 등에 대해 상세히 알려준다.



권선미 기자



인터뷰  이춘택 병원장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수술용 로봇인 로보닥을 들여왔다. 개척자로서 걱정은 없었나.



 “주변에서 신기술에 대한 걱정이 컸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고, 비용도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당시 여가생활 증가에 따른 스포츠 활동이 점점 늘어나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인공관절 수술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다 손으로 하는 수술은 정확성이나 신체 중심이 맞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로봇수술이 대안이라고 판단해 도입했다.”



 

-‘30년의 전통’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2002년에 인공관절수술용 로봇을 도입한 것이나, 2005년에 로봇관절연구소를 설립, 수술 기법을 계속 발전시킨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관절분야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은 것도 이런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본다. 환자 맞춤의료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



-이춘택병원만의 강점이라면.



 “병원을 처음 방문한 고객을 내원부터 귀가까지 1:1로 에스코트하는 ‘1:1 동행안내’ 서비스가 있다. 시작한 지 2년이 됐다. 병원직원이 모두 참여한다. 병원에서 진료를 보려면 1층 원무과→ 2층 진료실→ 지하 1층 검사실순서로 이동한다. 젊은 사람들도 헷갈리기 쉽다. 처음에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환자가 고마워하는 모습에 직원 자신도 감동을 받고 새로워 한다. 동행안내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춘택병원의 마스코트로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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