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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죽니 사니 하지 마세요

중앙일보 2012.05.11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말이나 글로 이러하기도 하고 저러하기도 함을 나타내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직업에 귀천이 있니 없니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의식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요”의 ‘있니 없니’ 같은 경우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 ‘있니 없니’가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란 걸 잘 모르고 사용한다. “당신과 똑같은 병으로 죽니 사니 하다가 지금은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많아요.” “그는 산책을 가니 마니 하더니 결국은 다시 침대에 누워버렸다”의 ‘죽니 사니’ ‘가니 마니’도 역시 잘못이다.



 한편 “여러분이 기쁘니 슬프니,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은 모두 꿈속에서 강도를 만났다 은인을 만났다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에서 ‘기쁘니 슬프니’ ‘옳으니 그르니’ 등은 바른 표현이다. 어떻게 구별해 써야 하는 걸까.



 ‘-느니’는 ‘있다, 없다, 계시다’와 동사에 붙는다. 반면 ‘-니’는 ‘이다’와 ㄹ 받침인 형용사, 받침 없는 형용사에 붙는다. 따라서 ‘있니 없니’가 아니라 ‘있느니 없느니’가 바르다. 또한 ‘죽다’ ‘살다’ ‘가다’ ‘말다’는 동사이므로 ‘죽니 사니’ ‘가니 마니’가 아니라 ‘죽느니 사느니’ ‘가느니 마느니’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기쁘니 슬프니’의 경우는 ‘기쁘다’와 ‘슬프다’가 형용사여서 이 형태가 맞다. ‘옳다’와 ‘그르다’도 모두 형용사이므로 ‘옳으니 그르니’가 바른 형태다. ‘옳으니’는 받침이 있는 형용사여서 ‘옳니’가 아니라 ‘옳으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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