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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호처 - 홍석현 회장 땅 등가교환

중앙일보 2012.05.07 00:43 종합 19면 지면보기
청와대 경호처가 지난해 2월 경호처 소유의 부동산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소유의 서울 삼청동 소재 삼청장(三淸莊)을 맞바꿨다. 국유재산관리법에 따른 등가교환이다. 당시 이 부동산 관련 실무를 맡았던 이상언 중앙일보 시사미디어 대표(전 회장비서실장)는 6일 기자회견을 하고 “부동산 교환은 양측에 모두 이득이 없는 등가교환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 시세차익 주장은 잘못
감정가 따라 차액 8260만원 납부

 삼청장은 원래 대한민국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 선생의 사저였다. 한민당 창당 발기인으로 활동한 민규식이 제공한 것이었다. 민씨 가문이 이후 세금을 체납하자, 삼청장은 국가 소유가 됐고 경매에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감정평가액은 78억6000만원이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탓인지 경매는 5차례나 유찰됐다.





 유찰이 거듭되자 민씨 가문의 한 인사가 “역사 깊은 집을 아름지기 재단이 보존하면 어떻겠느냐”고 먼저 제안했다. 아름지기가 한옥과 한식·한복 등 전통 문화 보존사업을 해오던 걸 염두에 두고서다.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홍 회장의 부인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아름지기에선 “충분히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홍 회장은 2009년 2월 개인 돈(취득세 포함 42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사용권은 아름지기에 줬다.



 ◆경호문제로 이의 제기=홍 회장은 3억원의 설계비를 들여 한옥을 복원키로 하고, 2009년 9월 종로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 이때 청와대 경호처가 반대하고 나섰다. “청와대 옆이라서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은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외국 정상들의 한류 체험 공간으로 쓸 수 있다고 했으나 경호처는 물러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호처는 “대통령이 이동할 때 (삼청장으로 가는) 동선이 차단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아름지기 측이 ‘감수하겠다’고 했으나 경호처가 계속 공사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여름 기록적 호우가 덮치자 한옥(99㎡)은 무너질 지경이 됐다. 이 대표는 “경호처에 ‘한옥이 무너진다. 청와대가 예민해 하니 공공시설은 안 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곤 그해 9월부터 보수 공사를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 무렵 기자들에게 “홍 회장으로선 안 들어줘도 그만인데 우리가 어려운 부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환에 특혜나 이득 없었다”=양측은 결국 국유재산관리법에 따라 ‘교환’하기로 했다. ‘서로 유사한 재산이며 한쪽 재산의 가격이 다른 쪽 재산 가격의 4분의 3(25%) 이내여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라서였다. 그러기 위해 2개의 공인된 감정평가법인에서 감정평가도 받았다.



 결과적으로 홍 회장의 삼청장과 경호처의 통의동·청운동 땅을 바꾸기로 했다. 삼청장(1544㎡)의 평가액은 96억4050만원이었다. 경호처가 제공한 통의동 35-32·33번지 나대지 613㎡와 청운동 89-149 대지·임야 1488㎡는 각각 50억2170만원과 47억140만원으로 평가됐다. 홍 회장은 차액인 8260만원을 국가에 냈다. 양쪽 가격 차이가 법 기준(25%)을 한참 밑도는 0.8%에 불과해 사실상 같은 가격으로 교환한 셈이다.



 이 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시세차익은 청와대와의 토지교환에 의해서가 아니라 삼청장의 유찰이 거듭되면서 공매가가 크게 낮아짐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옥 보수 등의 비용으로 23억원 이상이 들었다”며 “청와대와 토지 맞교환에 따른 어떤 특혜나 이득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문제 없다”=통의동 땅은 창의문 인근이다. 시공사는 신축 공사를 하기에 앞서 관련 법에 따라 공사터에 문화재가 있는지를 발굴작업을 통해 확인했다. 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토위원회도 3차례에 걸친 현장 답사를 통해 “(공사진행에)문제가 없다” 는 현장평가 의견을 내놓았다. 문화재청은 이 의견을 참고해 9명으로 구성된 전원합의체인 문화재위원회를 소집해 이 자리에서 토론을 거쳐 신축공사를 최종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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