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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프로파일러 "오원춘 같은 살인범 만나면…"

중앙일보 2012.05.07 00:40 종합 20면 지면보기
지난달 1일 수원에서 20대 여성 토막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살인범 우위안춘(오원춘·42)은 집 앞 골목에 숨어 있다 지나가던 20대 여성 A씨를 덮쳤다. 우는 A씨를 집으로 끌고 들어갔다. 성폭행에 실패하자 둔기로 때리고 목 졸라 살해했다. 그리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


수원 토막사건 한 달 … 미국 프로파일러 팻 브라운의 조언

 한 달여가 흐른 6일. 본지는 미국 최고의 민간·여성 프로파일러(Profiler·범죄행동분석관)로 꼽히는 팻 브라운(57·사진) ‘팻브라운범죄프로파일링에이전시’ 대표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기자가 수원 사건 관련 영문 기사 10여 건을 보내 사건에 대해 묻고 향후 대응 방안을 물었다. 그는 유사 범죄에 맞닥뜨렸을 때 이렇게 하라는 조언부터 내놓았다.



 “만약 우와 같은 살인범과 마주치면 죽을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 달아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차에서 뛰어내려라. 만약 벗어날 수 없다면, 그에게 작은 상처(증거)라도 남겨라. 반드시 그를 잡아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다음은 일문일답.



 -수원 사건에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한 것은.



 “사람들은 대체로 살인자와 범죄를 비난하면서도 (그들에게) 매혹되는 경향이 있다. 언론에선 범죄자를 어떻게 악마가 됐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재판은 그를 스타처럼 만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유족은 너무나 빨리 잊혀진다. 사건 때문에 가장 슬퍼하고 고통스러워할 사람인데 말이다. 그들을 위한 배려와 봉사(outreach)가 필요하다.”



 -사건 발생 당시 한국 경찰은 피해자의 112 신고를 받고도 부실 수사로 일관해 비난을 샀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살인범을 쫓을 땐 신속성이 생명이다. 그런데 수원 사건에선 초기에 머뭇거렸다. 나라면 사이렌을 크게 울리고 주변 가택수색부터 샅샅이 했을 것이다. 주민 불편도 있지만 (112 신고 상황이라면) 피해자 생명을 구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제 2, 제 3의 피해자를 막으려면.



 “경찰은 종종 살인범을 ‘잡는’ 데 골몰한다. 하지만 살인범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는 미흡하다. 범죄가 발생하면 범행 장소·수법 등 용의자에 관한 모든 정보를 주변에 상세하게 알려 또 다른 피해자를 막아야 한다. 범인을 더 빨리 잡는 방법이기도 하다.”



 -당시 일부 언론에선 우가 중국동포라는 점을 부각했는데.



 “인종·국적이나 민족성은 수사할 때 일부 참고 사항에 불과하다. 그것도 범죄 수법이나 피해자 선정 등에서 문화적 특성이 발견될 경우로 한정한다. 수원 사건은 그런 경우로 볼 수 없다.”





◆팻 브라운(Pat Brown)=미국의 손꼽히는 범죄 전문가. 팻브라운범죄프로파일링에이전시·성적살인정보교환소(Sexual Homicide Exchange) 대표를 맡고 있다. 40대 초반까지 주부로 지내다 자기 동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경찰이 부실 수사한 데 실망해 직접 프로파일러의 길로 뛰어들었다. 보스턴대에서 범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엑셀시오르대에 미국 최초로 인가받은 프로파일링 수업을 개설해 외래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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