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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구리 9단의 강습, 66~68

중앙일보 2012.05.07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준결승 2국> ○·구리 9단 ●·나현 초단



제6보(57~68)=흑에 잔잔한 미스가 두 번 있었다. 좌변에서 두점머리를 강하게 두드리지 못한 것, 그리고 A를 제때 선수하지 못한 것. A는 현재진행형이지만 상황을 보건대 흑은 때를 놓친 감이 짙다. 그래도 이 두 번의 미스는 흥망을 좌우할 중대 사안은 아니다. 좋은 기회를 놓친 게 아쉽지만 형세는 박영훈 9단의 말을 빌리면 “약간 기분 나쁜 정도”일 뿐 여전히 짱짱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하나 대국자에겐 그 “약간 기분 나쁜 정도”가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백58 때 나현 초단이 59로 한껏 버틴 것도 바로 그 ‘약간의 찜찜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59는 나현의 기풍에 걸맞지 않은 엷은 수였고, 결국 이 수가 사고를 냈다. 59는 ‘참고도’ 흑1로 곱게 늘어 두어야 했다. 백은 물론 선수를 잡아 8로 지켜 약간의 우세를 견지해 나가겠지만 바둑은 긴 승부였다. 60으로 우측을 먼저 공격하며 심호흡을 하던 구리 9단이 드디어 66으로 강력하게 젖혀 왔다. 나현은 순간 와락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아무튼 67은 끊지 않을 수 없는 곳. 나현의 손이 느릿하게 떨어지는 데 구리 9단은 잠시도 뜸을 들이지 않고 68의 급소를 두드린다. 예상 못한 구리의 강습에 나현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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