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즈 칼럼] 중소기업 멘토링 사업 확산돼야

중앙일보 2012.05.07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 원장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국민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주요 경제연구소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4%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렇게 경제 전망이 어두울수록 일자리 창출이 경제 전반에 새 피를 돌게 하는 대안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자리 창출의 해법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가 고용 문제 해결의 가장 근원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은 늘어났는데 대기업 고용률은 오히려 줄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견기업은 13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대기업은 8만 개에 그쳤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에서 지난 9년 동안 생긴 새 일자리의 85%가 중소기업에서 나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 중소기업의 신규 일자리 창출 성장률은 매년 평균 1%로 대기업(0.5%)의 두 배에 달했다.



 이렇게 중소기업이 고용 창출의 화수분일 수 있는 이유는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작은 기업은 훨씬 쉽게 혁신에 성공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혁신의 90% 이상이 중소 규모의 기업에서 시작된다. 덩치가 큰 대기업은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민첩하게 움직이기 힘들다. 구글이 끊임없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이유도 구글과 상생 협력하는 강소기업이 계속 아이디어를 수혈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혁신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분야로 빠르게 ‘점프 업’ 할 수 있다는 뜻이며, 이것은 곧바로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



 그러나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일자리 창출의 핵심 열쇠가 중소기업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소기업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010년부터 사업 실무자가 전국의 중소기업을 직접 방문해 기업의 니즈를 수렴하고, 애로사항 해결 방안을 찾아주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200개가 넘는 기업을 방문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인력난에서 자유로운 기업은 거의 없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연구원의 조사를 봐도, 중소기업의 기술인력 부족률은 12.2%라고 한다. 대기업과 비교해 6배나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평균 임금이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중소기업이 대기업 수준의 보상을 직원에게 해줄 수 있도록 탄탄해지는 것밖에는 없어 보인다. 규모는 작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체질 강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중소기업 사이에 대기업 하청 중심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중소기업이 원하는 시의적절한 지원을 추진해 준다면, 어쩌면 고용 창출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수백 명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 보니 중소기업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은 일회성 자금 지원이 아니었다. 지속적인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이나 연구개발에 필요한 고급 지식정보 제공 등 보다 근원적인 지원이었다. 특히 연구소의 고급 인력이 한 개 중소기업을 전담해 기업이 성공할 때까지 지원해 주는 멘토링 사업이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중소기업 직원이 대기업 이상의 보상을 받는 고용 혁신의 그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 원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