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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렌즈 최초로 선보인 한국…세계의 ‘뷰티 수도’가 됐다

중앙일보 2012.05.07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세계 1위 콘택트렌즈 업체인 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JJVC) 미국 본사의 지난해 화제는 ‘한국 여성 파워’였다. 지난해 여름 호주·인도·동남아 지역 총괄 신임사장을 한국 여성이 맡은 데 이어 가을에는 한국지사 마케팅팀의 여성 팀장이 상무로 승진해 본사 신제품 개발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맥어보이 JJVC 미국 본사 사장



애슐리 맥어보이(45·사진) 본사 사장이 올해 초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한 것도 그래서다. 지난달 26일 서울 한강로2가의 JJVC 한국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한국은 명실공히 세계의 뷰티 수도”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구로 보면 한국은 작은 시장인데.



 “JJVC 연매출이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인데 한국은 미국·일본·영국에 이어 네 번째 시장이다. 매년 두 자릿수 퍼센트로 성장하고 있어 올해 안으로 영국을 따라잡아 3위권에 오를 것으로 본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JJVC 한국팀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클렌즈(눈동자를 또렷해 보이게 하는 미용렌즈) ‘아큐브 디파인’을 한국에서 처음 출시했다 .



 “한국지사에서 인사이트를 갖고 8년 전 선도적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본사는 한국팀의 요구를 받아 피드백을 했을 뿐이다. 타깃층 설정과 마케팅까지 한국팀이 도맡았다. 크고 아름다운 눈을 갖고 싶어하는 아시아 고객들의 욕구를 잘 읽어내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서 반응이 뜨겁다.”



 -인사에도 반영된 건가.



 “물론이다. 재능 있는 지역 담당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 하고 있다. JJVC 뷰티 마케팅의 대부분은 한국팀이 개발한 거라고 보면 된다. 한국팀장의 전문성을 인정해 글로벌 뷰티 제품 담당자도 승진시켜 본사로 데려왔고, 동남아·호주 지역 사장도 한국 여성이다.” 



 지난해 JJVC 한국지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과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광고모델 이민정과 함께 아큐브 디파인에 어울리는 화장법과 패션을 조언하는 패션쇼를 열었다. 한국에서 열린 행사임에도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이 행사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취재진이 몰렸다.



 - 동아시아 쪽 트렌드는 일본이 주도해 왔는데.



 “한국의 화장품·뷰티·팝·엔터테인먼트 등이 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과 인터넷 쪽의 속도와 창의성, 소비자와 소통하는 속도는 한국이 ‘넘버 원’이다. 특히 셀레브리티(유명인) 마케팅에 강해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참고한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주목한 것은.



 “한국팀이 렌즈를 시험 착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만들었더라. 스마트폰으로 얼굴 사진을 찍어 동공에 컬러렌즈를 끼워 보고 마음에 들면 즉석에서 회사로 신청해 가까운 안경점에서 시착용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도 적용해야겠다. 12세 딸아이에게도 시켜주고 싶다.” 



 맥어보이 사장은 세 딸과 두 아들 등 5남매를 키우는 ‘다산왕 CEO’이기도 하다. 전날 밤 한국에 도착해서도 두 살배기 막내와 아이폰으로 영상통화를 했다고 했다.



 -다섯 자녀의 엄마와 최고경영자(CEO)의 삶을 어떻게 병행하나.



 “매일매일이 연습이다. 사소한 것에 신경을 끄는 능력이 필수다. 예를 들어 고객이나 동료와 갈등이 생겼을 때 ‘내가 왜 그랬을까, 저 사람은 왜 저럴까’ 계속 신경쓰면 일할 수 없다. 머릿속에 그런 생각들이 라디오방송처럼 울려퍼질 때 과감하게 전원을 꺼야 한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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