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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이르면 오늘 구속영장

중앙일보 2012.05.03 01:48 종합 6면 지면보기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과 관련해 거액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2일 대검찰청에 출두하고 있다. [김도훈 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부장 최재경)는 이르면 3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일 밝혔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출두

박 전 차관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금까지 계좌추적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박 전 차관이 2006~2007년 선진국민연대 시절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 측근 계좌를 통해 20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모두 1억~2억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 전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출두하면서 “언론이 너무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소환 전까지 ‘피내사자’였던 그의 신분은 검찰 출두와 동시에 ‘피의자’로 바뀌었다. 중수부 관계자는 “박 전 차관에게서 피의자신문조서를 받고 있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전날 이 회장의 계좌를 관리한 지방 D은행 직원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이날 박 전 차관을 상대로 이정배→이동율→D은행 직원→이동조→박영준으로 이어지는 ‘자금 세탁’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은 조사 과정에서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하며 검찰과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의혹에 휩싸였지만 한 번도 걸리지 않았던 ‘왕 차관’답게 각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 회장과 이동율씨가 주고받은 수표 2000만원에 대해 박 전 차관은 “나는 전혀 알지 못하며, 이 회장이 ‘로비자금 정거장’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중국에 체류 중인 이 회장이 지난 1일 측근을 통해 본지에 “그 돈은 내가 이동율씨에게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전 차관과 이 회장이 검찰의 공개수사가 시작된 뒤 문제의 ‘자금 세탁’ 부분에 대해 ‘개인 간 거래’로 미리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달 25일 갑작스럽게 중국 상하이(上海)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미리 귀띔해 준 것 아니냐’는 추궁에 대해서도 박 전 차관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공무원에게 로비 정황=검찰은 이날 강철원(48)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강 전 실장은 2007년 박 전 차장에게서 “파이시티 사업의 진행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강 전 실장이 단순히 전화만 받은 게 아니라 실제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 개입했고, 일부 대가를 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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