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르펜 딱지 맞은 사르코지 결선 뒤집기 꿈 가물가물

중앙일보 2012.05.03 01:21 종합 16면 지면보기
니콜라 사르코지(57) 프랑스 대통령의 연임 희망은 더 멀리 달아났다. 지원을 기대했던 극우파 정치인은 그의 꿈에 찬물을 끼얹었고, 불편한 정치 자금 스캔들까지 덮쳤다.


르펜 “아무도 지지 않겠다” 선언
언론선 ‘카다피 돈 수수’ 파헤쳐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4) 당수는 1일 “나는 백지 투표를 하겠다. 여러분은 각자의 뜻대로 투표하면 된다”고 지지자들에게 말했다. 대선 결선 5일을 남겨 놓고 사르코지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58) 사회당 후보 중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1일(현지시간)까지의 여론조사에선 사르코지 대통령이 올랑드 후보에게 6∼10%포인트 차로 뒤지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같은 우파에 속하는 르펜이 막판에 자신의 손을 들어주기를 고대해 왔다. 하지만 르펜은 “사르코지와 올랑드 둘 다 나라를 이끌기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며 중립을 선언해 버렸다.



 지난달 22일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 르펜은 17.9%의 득표로 올랑드와 사르코지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640여 만 표를 얻는 대약진이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결선에서 역전승을 거두려면 그중 500만 표 정도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9.1%로 5위를 했던 중도파의 프랑수아 바이루(61) 후보도 조용히 결선을 지켜보고만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고립무원의 처지다.



 프랑스 언론들은 르펜이 우파 내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통령을 궁지로 몬 것으로 분석했다. 다음 달 총선까지 지지 상승세를 이어간 뒤 대선 패배로 집권 세력이 분열하는 틈을 타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로 나서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일 저녁(한국시간 3일 오전)의 TV 토론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 대부분이 이미 마음을 정해 판세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게다가 5년 전 대선 때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지도자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고 이후 그의 측근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연일 좌파 언론에 의해 불거지고 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