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적 기업, 자본시장 통해 재원 조달하도록 지원해야

중앙일보 2012.04.26 00:13 경제 9면 지면보기
‘한국 자본주의 생태계의 새로운 모색’ 국정과제 세미나가 25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중앙일보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주최로 열렸다. 공생발전을 위한 정부와 자본의 역할을 주제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사회적 기업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사회적 증권거래소’를 설립하자.”(임병인 충북대 교수)

한국 자본주의 생태계 세미나



 “정부·기업·학계 대표로 구성된 국가 차원의 ‘공생발전이사회’를 만들자.”(최유성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를 원가의 최저 105%로 보장해주자.”(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이룬 새로운 자본주의 생태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5일 중앙일보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박진근)가 공동 주최한 ‘한국 자본주의 생태계의 새로운 모색’ 세미나 둘째 날엔 공생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제안이 쏟아져 나왔다. 동시에 늘어나는 복지지출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임병인 충북대 교수(경제학)는 공생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을 제시했다. 특히 이윤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엔 644개 사회적 기업이 운영 중이다. 그는 “지금은 정부가 사회적 기업에 재정지원을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민간에서 자발적인 재원 조달이 가능하도록 사회적 기업을 전문 상장시키는 ‘사회적 증권거래소’ 방식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광기 중앙일보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연내에 개설될 창업·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를 사회적 기업에 개방하는 게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별도의 사회적 증권거래소를 만들지 않고도 사회적 기업이 주식을 상장할 수 있다. 김 부소장은 “사회책임투자(SRI)펀드에 투자하는 개인에게 세제상 혜택을 주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차이를 줄이는 것도 공생발전을 위한 과제다.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중소기업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악순환 고리를 만들고, 이로 인해 양극화는 더 심해진다. 이미 3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 수준(331만7000원)은 10~29인 규모 3차 협력사(229만2000원)의 1.45배에 달한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는 “대기업이 중소협력사에 ‘공생복리후생제도’를 제공토록 세제혜택을 줄 것”을 제안했다. 복리후생을 통해 임금 격차를 조금이나마 해소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인력을 키우기 위해 대기업이 이익의 1%를 출연해 ‘대·중소기업 인재 육성 펀드’를 만들 것”도 주장했다.



 금융 분야에서의 공생발전 방안도 논의됐다. 그동안은 은행이 서민에게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고(희망홀씨 등), 수수료를 내리는 게 곧 공생발전이었다. 하지만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실장은 “취약 계층에 무조건 지원하는 방식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신 “서민을 위한 보험·적금 상품을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공급하도록 당국이 독려할 것”을 주장했다.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도 “희망홀씨·햇살론은 이 정부 이후엔 문제가 나올 수 있는 구조”라며 “그보다는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신용협동조합 등의 금융회사를 더 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공생발전이란 명분 아래 복지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박형수 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개인의 세금·보험료 부담액에서 돌려받는 복지혜택을 뺀 ‘1인당 순부담액’을 따졌을 때 0세 인구가 평생 부담할 금액은 2억5629만원으로 현재 40세(5995만원)의 4배”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만큼 복지 확대로 인한 부담이 미래세대에 과도하게 쏠린다는 뜻이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한 결과다.



 올해부터 도입된 무상보육 정책도 논란거리다. 장명림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액의 보육료를 지원하는 ‘보편적 무상보육’ 정책은 실제로는 형평성을 오히려 해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주 20시간 기본교육과정을 제외하고는 소득별로 차등 지원하자”고 그는 주장했다.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