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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어떻게 “대선자금 수사 아니다” 일단 선 그은 중수부

중앙일보 2012.04.24 02:29 종합 4면 지면보기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에 조성 중인 복합유통센터 단지 전경. 2조4000억원을 투입해 35층짜리 오피스 빌딩 2채, 터미널 및 물류센터, 백화점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현재 시행권과 부지는 파이시티 채권단에 넘어가 있으며 포스코건설이 새 시공사로 선정됐다. [김도훈 기자]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당장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에 이뤄졌던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8년 만에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시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맡았던 부서도 현재 최 전 위원장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였다. 2003년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9개월 동안 진행된 대선자금 수사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치명상을 가했다. 중수부 수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노무현 캠프는 120억원, 한나라당 이회창 캠프는 823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대기업들로부터 수백억원의 현금이 실린 차량을 통째로 넘겨받는 이른바 ‘차떼기’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동안 ‘차떼기당’으로 불리는 수모를 겪었다. 열린우리당도 정권 초기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인 안희정 전 대선후보 비서실 정무팀장 등이 줄줄이 사법처리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결국 정상적 회계 처리를 거치지 않은 자금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의 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 대선자금 수사의 재연을 관측하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대선자금 수사로 번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8년 전의 경우 탄탄한 수사 근거가 갖춰진 상태에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2003년 3월 서울지검 형사9부(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의 SK글로벌 분식회계 수사 과정에서 SK그룹이 대선자금을 줬다는 정황을 이미 포착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5개월 동안의 충분한 내사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검찰 역사에 남을 만한 수사 결과를 남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은 하이마트 국부유출 수사 과정에서 단서가 포착됐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 등 정권 실세의 개인 비리 차원이어서 당장 수사범위를 확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다 법률상 불법 자금의 수혜자로 해석이 가능한 이명박 당시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도 확전의 걸림돌이다. 현행법상 현직 대통령은 기소나 소추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4년 수사 때도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위법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 같은 이유로 노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중단했다. 실제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의 돌발 발언이 나온 직후 “대선자금 수사가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최 전 위원장 소환 일정을 잡은 것도 수사 본질에 대한 확대해석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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