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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방송 ‘세 여자의 일상탈출’ 주인공 3인

중앙일보 2012.04.24 01:21
지난 19일, 벚꽃잎이 흩날리는 여의도에서 세 여자는 일상을 탈출했다. 사진은 ‘세 여자의 일상탈출’의 김혜숙·오경희·심인숙 씨(왼쪽부터).



스마트폰 알아버린 세 여자, 세상을 향해 입을 떼다

수신: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는 주부들



세 여자의 작은 집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곳에서 우리 여자들끼리만 통하는 수다 한 판 어떠신가요? 48살의 나이로 문단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 이제 갓 상경한 마산 아지매, 무역 회사를 경영하는 골드미스가 바로 ‘세 여자’입니다. 세 여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을 통틀어 그 어떤 주제도 재미나게 요리할 자신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우리 만남의 수단입니다. 아래의 길을 잘 참고하시어 찾아오시는데 불편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찾아오시는 길 : 스마트폰에서 ‘올레온에어’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 다운로드 → 어플 실행 후‘생방송’ 아이콘 선택 → 목록에서 ‘세 여자의 일상탈출’ 찾기 (→ ‘생방송’ 메뉴에 ‘세 여자’의 방송이 없다면 ‘검색’ 아이콘을 눌러 ‘세 여자의 일상탈출’을 입력한다. 녹화된 방송을 볼 수 있다.)



발신: 세 여자의 일상탈출



“엄마는 모른다” 무시에 울컥 학원 달려가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사람들은 주머니 속 휴대전화를 찾기 바쁘다. 이어지는 행동은 이어폰을 귀에 꼽는 일. 심인숙(54·구로구 신도림동), 김혜숙(51·송파구 오금동), 오경희(43·서초구 양재동)씨는 불과 일년 전까지만 해도 이 광경이 달갑지 않았다. 젊은 친구들이 스스로를 세상과 차단하고 있다는 생각에 ‘세상이 어찌 되려고’라는 푸념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전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 ‘홀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세상과 조우하고 있구나’라고 말이다.



 사실 대다수 40?50대 주부들은 스마트폰과 기존 휴대전화 간의 차이를 별로 못 느낀다. 매일 스마트폰만 붙들고 생활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엄마는 모른다”일 뿐이다. 세 여자들은 이에 울컥했다. 주위에 가르쳐주는 이 없으니 스스로 용기를 낼 수밖에. 지난 여름 소셜모바일방송아카데미에 등록하면서 이들의 인연은 시작됐다.



 스마트폰의 쓰임을 배우면서 세 여자가 가장 흥미를 느낀 분야는 모바일 생중계 방송이었다. 방송을 위한 준비물은 스마트폰 한 대와 태블릿PC 한 대. 스마트폰이 촬영과 중계를 맡고 태블릿PC가 방송의 모니터링을 담당한다. 청계천 등불 축제 현장에서, 캠핑족이 모여있는 캠핑장에서, 주머니 속 휴대전화만 있으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감흥을 언제 어디서든 남들과 공유할 수 있다. 방송 중 대화 창을 열면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까지 할 수 있으니, 수다 떨기엔 딱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들이 방송에 얼굴을 드러내기까지에는 망설임도 많았다. 자신을 노출하는데 겁이 난 것이다. ‘그냥 이대로 살 것인가, 시대의 흐름에 따를 것인가.’ 스마트폰을 알기 전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고민을 했다. 그리고 결국 이들은 후자를 택했다. “집안에서 홀로 적적해하는 주부에게, 프로 방송인이 대신해줄 수 없는 어리숙한 말동무가 돼주고 싶다”는 오씨는 “주부들이 일주일에 한 번 세 여자의 방송에 접속해 같이 수다를 떨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 시청자였던 주부들이 나중엔 세 여자처럼 자신만의 방송을 꾸려나갔으면 하는 것이 오씨의 바람이다.



마산 아지매·시인·여성 CEO의 삼색 방송



 이들 방송의 매력은 한 가지 주제가 던져졌을 때 세 여자에게서 나오는 각기 다른 반응이다.



?마산 아지매? 김씨는 지금 서울을 알아가는 단계다. 사투리 억양이 약간 묻어나는 그는 경상도 여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논한다. 무역회사 대표 오씨는 미혼이다. 40?50대 여성에겐 당연히 남편과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그녀는 당찬 골드미스의 입장에서 대화를 풀어나간다.



 마지막으로 늦은 나이에 등단한 시인 심씨. 그는 이 방송에서 시를 낭독한다. “시를 소개한다고 하면 건방지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방송하기를 망설였다”는 심씨는 “제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시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 전해지면 그리 밉게 보이진 않겠죠?”라며 마음을 전했다.



 실제 시 낭독 코너는 호응도가 크다. 낭독 후에는 시청자들이 실시간 대화창에 시와 관련된 질문을 쏟아 내고 심씨가 이에 답변한다. 30년 전 고등학교 문학시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세 여자의 일상탈출’은 특별한 요일을 정해 놓지 않고 주 1회, 하고 싶은 날 자유롭게 방송한다. 방송 장소도 제 각각이다.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다가, 전국 각지의 축제 현장으로 달려나가기도 한다. “봄이 왔으니 이젠 무조건 야외로 나가 시민들이랑 더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는 김혜숙씨는 “따뜻해지면서 드러나는 세 여자의 진면목을 기대해주세요”라며 밝게 웃었다.



 현재 실시간 방송 웹 사이트와 어플인 ‘올레온에어’ ‘아프리카TV’ ‘짱라이브’에서 총 16회 진행된 이들 방송은 시나브로 그 공을 인정받고 있다. 다음달 중순부터는 서울시인터넷TV(http://tv.seoul.go.kr)에 정식 편성될 예정이고, 6월 중순부터는 을지미디어광장 전광판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세 여자’처럼 방송하기



1. 스마트폰에서 ‘올레온에어 방송하기’ 어플을 다운받는다.

2. 어플을 실행한 후 트위터나 페이스북, 올레닷컴의 아이디로 로그인한다.

3.‘ 방송하기’를 눌러 방송 제목과 설명을 입력한다.

4. 입력을 마치면 실시간 생중계 방송을 녹화할 수 있는 창이 만들어진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송출하고 싶은 장면을 찍기만 하면 된다.

5. 방송 중 트위터 팔로어나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방송을 홍보할 수 있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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