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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인사이트] 지방 집값 147주째 27.5% 뛰어

중앙일보 2012.04.24 00:51 경제 3면 지면보기
안장원
부동산팀장
요즘 지방 주택시장을 들여다보면 입을 다물지 못한다. 집값이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매주, 매월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벌써 147주째, 36개월째다.



이 기간 부산·대구 등 지방 5개 광역시 집값은 수도권(0.9%)의 30배 정도인 27.5% 뛰었다. 상승률이 100%가 넘는 단지도 적지 않다. 3년 전 5800만원이던 부산시 감만동의 현대 1차 전용면적 59㎡형은 현재 1억3250만원으로 배가 넘게(128.5%) 급등했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지방 5개 광역시의 지난해 월평균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6237건으로 2009년(월평균 1만3975)보다 16.2% 증가했다. 수도권은 2009년보다 지난해 되레 4.1% 줄었다.



 분양권 거래 역시 활발해 대구의 한 아파트는 2010년 하반기 분양돼 아직 입주 전인데도 그새 1800여 가구 중 3분의 2 정도인 1200여 가구의 주인이 바뀌었다.



 지방 주택시장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는 이유가 뭘까. 국내 경기가 가라앉아 있고 주택보급률(가구수 대비 주택수 비율) 100% 미만인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대부분 지역에서 이미 100%를 넘었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누적된 공급 부족과 공급 시차 때문이다. 2000년대 초중반 6만~7만 가구에 이르던 5개 광역시의 연간 분양물량이 2007년부터 4만~5만 가구로 떨어졌다. 공급이 확 줄면서 병목현상이 생겼다.



 주택은 분양에서 준공까지 2~3년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2009년부터 공급 부족이 현실화된 것이다. 여기에 신규 수요 증가와 구매력이 집값 상승에 불을 붙였다.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그 이전과 달리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세대수가 더 빠르게 늘었다.



2009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지방의 세대수 증가율(6%)이 수도권(4.8%)보다 높다.



 지방 집값은 수도권에 비해 훨씬 싸다. 현재 지방 평균 집값은 1억7000만원 선으로 수도권(3억6000여만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연간 가구소득 기준으로 지방 집값은 4배 정도인데 수도권은 거의 8배가 넘는다.



 지방의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63%)이 수도권(52%)보다 높은 것도 구매력을 높인다. 지방에서 전셋값에 돈을 보태 집을 사려면 수도권(1억7000여만원)의 3분의 1 수준인 6300만원만 필요하다. 물론 수도권보다 큰 폭의 전매제한·대출규제 등의 완화도 지방 주택시장 호황에 한몫했다.



 그런데 장기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지방 집값 오름세에 요즘 피로감이 느껴진다. 여전히 상승 전망이 우세하지만 국토연구원 등의 각종 통계를 보면 올 들어 지방 주택에 대한 소비심리가 꺾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 집값 상승세를 타고 2010년부터 크게 늘어난 분양물량이 내년부터 대거 입주한다. 내년부터는 이제까지와 반대로 공급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것이다.



 주택 구입 적기는 ‘무릎’이라는 말이 있다. 지방 집값은 무릎을 지나 턱밑까지 올라온 것 같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금기시되는 것 중의 하나인 ‘추격매수’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안장원 부동산팀장



전매제한제도 새로 분양되는 주택에 당첨된 뒤 일정한 기간 동안 사고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거주할 생각 없이 단기 전매차익을 노린 가수요와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명목으로 도입됐다. 지역·주택크기 등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다르다. 지방은 대부분 1년 이하지만 수도권에선 최장 10년간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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