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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5~6종 모아 ‘투자 바구니’ … 월급처럼 이자 받는다

중앙일보 2012.04.24 00:22 경제 9면 지면보기
금융사 임원인 이모(50)씨는 최근 은퇴를 앞두고 채권 투자에 열심이다. 그가 요즘 채권 투자에 몰입하는 이유는 은퇴 후 매달 받는 돈이 현재 월급의 70%는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론 그에겐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다. 개인연금도 매달 넣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뭔가 불안했다. 그는 “세 가지 연금만으로는 원하는 만큼 노후를 여유롭게 보낼 수 없다”며 “그래서 생각한 것이 채권”이라고 말했다.


은퇴 크레바스 넘기 프로젝트 ⑤ (끝) 채권·주택연금
▶채권 : 매달 이자 받는 이표채 제격
▶인프라펀드 : 연 2회 현금 지급 매력

 그는 몇 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우선 집을 파는 결단을 했다. 전세로 옮겨 남은 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했다. 그중 하나가 2009년 발행된 현대커머셜 후순위채. 발행 금리 연 7%, 2014년 만기다. 현대자동차가 이 회사 대주주이니 안전하다고 봤다. 1개월마다 이자가 나오는 이표채다. 4억원어치를 사니 세금을 빼고 매달 200만원가량 나온다. 그는 다른 채권도 꾸준히 눈여겨본다. 보유 채권 중 만기가 돌아오면 다른 채권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다.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의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56~65세)를 무난히 넘으려면 사적 연금이 필수다. 하지만 요즘 금융사 연금상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수익률은 낮고 수수료는 비싸다는 인식이 퍼졌다. 그렇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연금은 아니지만 연금 같은 금융상품을 찾아보면 꽤 있다. 이씨와 같은 채권투자자는 발품을 팔아 내 손으로 만든 DIY(Do It Yourself) 맞춤연금을 보유한 셈이다.



 연금을 대체하려면 정기적으로 현금이 생기고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 이런 요건을 두루 갖춘 투자 대상이 이표채다. 이자를 일정기간마다 지급하는 채권을 말한다. 1개월·3개월·6개월 단위로 이자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채권을 몇 개 섞어 매달 현금이 나오게 할 수 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신용등급과 이자 지급 주기에 따라 5~6종의 채권을 담아 투자 바구니를 만들면 괜찮은 대안 개인연금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개인이 투자 가능한 채권 중에서는 은행 계열 캐피털사의 채권, 토지를 담보로 잡은 초우량건설사 발행 자산유동화증권(ABS),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 등을 추천했다.



 맥쿼리인프라펀드를 노후용으로 한 투자자도 꽤 있다.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지만 재테크 대상으로만 본다면 장점이 많다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많다. 이 펀드는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전국의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투자회사(펀드)를 증시에 상장한 것이다. 겉모양은 주식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안전하고 연 2회 꼬박꼬박 현금이 지급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투자 성과를 돌려주는 것이므로 분배금이라 부른다.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주당 165원, 연 330원의 분배금이 나왔다.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7%, 2010년에는 6.7%였다.



 이미 은퇴했고 다른 자산 없이 집 한 채만 있다면 주택연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월 생활비를 받다가 부부 모두 사망하면 집이 처분돼 그간 쓴 대출을 갚는 방식이다. 부부 모두 60세 이상이고 시가 9억원 이하의 1세대 1주택을 1년 이상 거주 및 보유하고 있으면 신청할 수 있다. 아파트·단독주택·다세대연립주택 등의 부동산이 담보가 된다. 노인복지주택도 해당된다. 평생 같은 금액을 매달 받는 ‘정액형’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매달 받는 연금이 연 단위로 3%씩 늘거나 반대로 갈수록 줄어드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집에 애착이 큰 정서 탓에 주택연금이 첫선을 보였던 2007년에는 인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갈수록 가입자가 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집을 물려주기보다 생전에 자녀 부담을 줄여주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져 가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에 1.1%포인트를 더한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61세에 시가 3억원 주택으로 가입한다면 매달 74만원, 5억원 주택이면 124만원, 9억원 주택은 223만원을 종신토록 지급받는다. 연금을 받다가 부부 모두 사망하면 집을 처분해 이미 대출받은 금액을 뺀 나머지는 상속인에게 돌려준다. 부족한 부분은 별도로 청구되지 않는다.





후순위채권  발행한 기업이 파산했을 경우 채무 변제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뒤지는 채권이다. 그래서 금리는 보통 채권보다 조금 더 높다. 금융사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후순위채권이라 해도 발행자에 따라 안전성이 크게 다르다. 그래서 투자 시 발행자의 신용을 까다롭게 따져야 한다. 대형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선순위채권보다 안전한 경우가 많다. 반면에 부실 저축은행 사례에서 보듯 매우 위험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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