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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직 코드 인사, 일반직 탕평 인사 ‘이중구조’

중앙선데이 2012.04.2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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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인사 스타일

취임 후 박원순 시장의 손발이 된 ‘박원순의 사람들’은 누굴까.



박 시장은 정무직과 산하기관 단체장은 자신과의 이런저런 인연으로 선거 캠프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주로 기용했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17대 의원을 지낸 김형주 정무부시장은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이었다. 이병호 농수산물공사 사장은 정책특보였고,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극단 현장 예술감독으로 일하면서 정책자문단 멤버로 활동했다. 그는 박 시장의 철학과 비전을 시정 운영에 반영하기 위해 출범한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멤버이기도 하다. 서울경제신문과 대우그룹 부사장 출신의 서재경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희망제작소 상임고문과 캠프 고문을 지냈다. 고(故) 김근태 의원 보좌관을 지낸 기동민 정무수석비서관은 캠프 비서실장이었다.



정무직은 아니지만 문승국 행정2부시장도 대표적인 ‘박원순 사람’으로 통한다. 임명 후 한 인터뷰에서 “박 시장 출마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돕겠다는 생각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고 밝힌 적도 있다. 그는 오세훈 전 시장 밑에서 물관리국장 등으로 일하다 서울시가 1952년생 고위급 간부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했던 2008년 물러났다. 이듬해인 2009년부터 희망제작소 고문으로 활동하며 박 시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국장급으로 퇴임해 차관급인 부시장으로 돌아온 드문 사례여서 임명 당시 공무원 사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였던 이창현 시정개발연구원장은 선거 전 교수·지식인 173명이 낸 지지선언에 동참했던 박 시장 지지자다. 그는 2005년 아름다운가게 지점이 국민대에 개설되면서 박 시장과 첫 인연을 맺었다.



직업공무원의 경우는 좀 다르다. 취임 초기엔 숙청의 회오리바람이 부는가 싶었다. 일반직 1급 6명 중 기획조정실장,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경제진흥본부장 등 5명이 한꺼번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시장 교체에 따라 한두 명이 바뀌는 일은 있었어도 이렇게 5명이 대거 퇴출당하는 일은 드물었다. 당사자들은 “인사에 원칙이 없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이 인사를 제외하고는 박 시장이 직업공무원 인사에 관해서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시각이 더 많다. 오 전 시장 시절 핵심 프로젝트를 담당했거나 개인적 연고가 전혀 없는 사람들도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 중용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류경기 대변인이다. 그는 한강사업본부장으로 오 전 시장의 핵심 사업 중 하나였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당연히 ‘팽(烹)’될 걸로 예상됐던 그의 대변인 발탁에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의원들도 놀랐을 정도였다.



오 전 시장 시절 학교 무상급식을 담당했던 이창학 교육협력국장에 대한 인사도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에너지정책담당관과 교육기획관 등을 역임한 그는 과거 고건 전 시장이 국무총리로 가면서 챙겼던 ‘고건맨’이다. 오 전 시장 밑에서 박 시장이 주장해 오던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맞선 ‘부분적 무상급식 시행’의 실무자였다. 그런 그를 박 시장은 요직 중 하나인 행정국장으로 ‘영전’시켰다. 김용석(새누리당) 서울시의회 의원은 “박 시장 당선 후 의원들끼리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상급식안을 두고 맞섰던 주무국장이니 이제 끝났다’고들 했는데 정말 의외였다. 박 시장의 ‘탕평인사’가 공무원 조직에 던진 메시지가 작지 않다”고 평했다. 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일하다 발탁된 김상범 행정1부시장도 박 시장과 개인적 친분이 없는 30년 경력의 행정공무원이다.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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