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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받은 레슨, 여성 편력과 인색함

중앙선데이 2012.04.21 23:02 267호 19면 지면보기
타이거 우즈가 지난 6일 마스터스 첫날 플레이 도중 아이언 티샷을 한 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클럽을 발로 차고 있다. [중앙포토]
타이거 우즈(37·미국)의 전 스윙코치 행크 헤이니(57·미국)가 우즈에 대한 회고록 큰 실수 (Big Miss)를 펴내고 나서 PGA 투어 선수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표현의 자유와는 별개로 ‘신뢰’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헤이니가 그 책으로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박원의 비하인드 골프 <11> 타이거 우즈의 부전자전

어니 엘스(남아공)는 “그가 해야 할 일은 선수의 스윙을 도와주는 것이며 나머지는 모두 담아두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헌터 메이헌(미국)은 “헤이니와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우즈 덕에 많은 돈을 벌고 나서 그에게 등을 돌린 꼴”이라고 혹평했다. 코치와 선수의 관계를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비유한 찰스 하웰 3세(미국)는 “죽은 말을 때리는 격”이라며 비판했다.

모두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항상 갑의 입장인 선수들의 시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헤이니는 “다른 의도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했다. 하지만 6년간 우즈를 도왔던 모든 추억은 그의 것일 뿐만 아니라 내 것이기도 하다”고 반박했다. 돈을 목적으로 쓴 책이 아니며 우즈와의 경험을 소상히 기록하고 싶었을 뿐이란 얘기다.

헤이니가 1년에 100일 이상 우즈의 곁에 있으면서 1년에 5만 달러(약 5685만원)를 받고 메이저 우승 때 2만5000달러(약 2840만원)의 보너스밖에 받지 못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스포츠 스타 가운데 최고 수입을 올리며 한때 1년에 1000억원 가까운 돈을 번 선수의 스윙 코치로서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보상이다. 사실 우즈에게서 금전 문제가 나왔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부치 하먼(미국)은 우즈의 최고 전성기 시절 스승이었다.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4개 메이저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하며 ‘타이거 슬램’을 이룬 일등공신이다. 하먼은 자신의 아버지 클로드 하먼을 기리는 책 더 프로(The PRO)에서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가 어느 날 갑자기 턱없이 레슨비를 조정하길 원했다”고 썼다. 이는 곧 해고를 의미했고, 둘의 관계는 하루아침에 남이 됐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은 우즈가 아버지한테서 배운 것은 자신을 위해 애써준 사람들에게 응당한 보상을 하지 않거나 감사할 줄 모르는 것, 그리고 여성편력뿐이었다는 혹평을 하고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우즈의 첫 여자친구 디나 그라벨-파는 고교 3학년 때 2학년이던 우즈를 만나 3년간 사귀었다. 우즈는 디나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정부들과 어울리고 있다고 울먹이며 전화할 때가 많았고 그때마다 그는 그 여자들을 “재수없는 인간”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그랬던 우즈의 ‘여자들’이 아버지의 정부들과 별다를 바 없음은 부전자전이라 하겠다. 우즈와 디나의 관계 또한 우즈의 성공만을 좇았던 아버지가 골프에 방해가 된다며 정리할 것을 종용했고, 결국 디나는 우즈의 이별 편지 한 통으로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도 디나가 부모와 함께 우즈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스탠퍼드대를 방문해 함께 호텔에 머무르고 있던 날이었다. 호텔로 보낸 그 편지에서 우즈는 ‘환영받지 못할 테니 내일 대회장에 나타나지 말고 내가 준 목걸이도 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디나는 그 편지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심리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젊은 우즈의 인성에서 큰 전환점이 되었을 거라고 분석한다. 상대방이 받을 충격과 상처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으며 그동안 알려진 10여 명의 여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대했다고 한다. 캐디 윌리엄스도 “사전에 아무런 얘기 없이 전화 한 통으로 해고 통고를 받았다”며 분개했다. 결국 우즈는 자신의 아내와의 관계도 별반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마무리짓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이 ‘아버지한테서 받은 레슨이었다’는 표현까지 미국 언론에 나왔다.

우즈는 지난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섹스 스캔들 이후 924일에 우승하면서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6일 마스터스 첫날 플레이 도중 수많은 팬 앞에서 또다시 자신의 아이언을 내던지고 발로 차버리는 행동을 했다. 그 때문에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우즈란 얘기가 또 나왔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스윙 교정이 아니라 마음의 교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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