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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경제력

중앙선데이 2012.04.21 22:39 267호 29면 지면보기
아프리카 대륙이 한국 기업들로부터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카메룬·콩고민주공화국 등 4개국을 다녀왔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찾았다. 다음달엔 삼성전자 최지성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아프리카 주요 국가를 다시 한번 돈다. 아프리카가 자원 공급처와 수출시장으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채인택의 미시 세계사

그렇다면 이 대륙의 경제력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아프리카 56개국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2009년 기준으로 1조1840억 달러에 이른다. 비교 연도가 좀 다르긴 하지만 한국의 GDP 규모는 2011년 1조1160억 달러로 세계 15위를 차지했다. 남한의 301배 면적(3022만㎢)에 21배의 인구(10억3250만 명)가 사는 아프리카의 전체 경제력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프리카 주민의 1인당 GDP는 1200달러 남짓이다. 나라로 치면 세계 140~150위권이다. 하지만 2011년 기준 GDP 규모에서 세계 10위인 인도 역시 1인당 GDP는 1389달러에 불과하다. 아프리카는 어두운 면만 보면 한없이 절망적이다. 전체 인구의 36.2%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다.

2001년 기준 GDP의 3.2%가 외국 원조에서 나온다. 그나마 GDP의 25.7% 규모인 외채의 원리금 상환에 GDP의 3~4%를 쓰고 있다. 외국 원조를 받아 이자와 빚 갚는 데 쓰면 남는 게 없는 구조다.

하지만 아프리카라고 빈곤, 내전, 종족분쟁, 부정부패, 쿠데타 등 부정적인 일만 있는 게 아니다. 희망적인 통계도 적지 않다.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국가가 수두룩하다. 예로 2007∼2008년에 콩고공화국과 앙골라는 GDP 성장률이 40%를 넘었다. 에티오피아·르완다가 30%대 성장을 이뤘으며, 나이지리아·니제르·모리셔스·마다가스카르·잠비아 등 14개국이 20%대를 기록했다. 콩고공화국과 앙골라·나이지리아는 산유국이지만 석유 없이도 중국 못지않게 고도성장을 하는 나라가 적지 않다.

아프리카에선 1인당 소득 5000달러 이상의 중산층도 1억 명이나 된다. 전체 인구의 0.01%에 해당하는 10만 명은 100만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다. 아프리카는 시장규모 1조 달러의 구매력을 갖고 있다. 도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그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화율(도시 거주자 비율)이 2000년 37.2%에서 2015년 4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집에는 텔레비전·냉장고도 들여놔야 하고, 자동차·휴대전화 구매도 급증할 전망이다. 열악한 인프라도 건설해야 한다.

날로 커지는 아프리카 시장을 놓고 전통의 서구 국가들과 신흥 중국이 다투고 있다. 중국은 저돌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에 가봤더니 중국 건설사들이 시내 한복판에 영어와 한자로 된 안내판을 세워놓고 인프라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국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을 앞세워 신발끈을 졸라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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