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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중앙선데이 2012.04.21 21:57 267호 35면 지면보기
산동네에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푸름을 볼 수 있어 눈도 편안하고 그만큼 마음도 여유로울 수 있습니다. 여유로운 마음, 따뜻한 감수성이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시작과 끝의 인연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그런 기회는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산동네에 더 많기 마련입니다.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어느새 여름빛으로 짙어지는 들판에서 ‘빨강’ 옷이 눈에 차서 다가갔습니다.

착 들러붙은 손자를 옆에 끼고 봄나물을 캐는 할머니였습니다.

“에구머니나 깜짝이야!” 할머니가 인기척에 놀랐습니다.
죄송하다 인사하고 저도 옆에 들러붙어 앉아 잠시 놀았습니다.
“손자랑 그냥 놀기 뭐해 나물 뜯으러 나왔죠.” “나온 지 얼마 되도 않았는데 벌써 집에 가자고 보채네요.”

“이제 농사철이라 딸네 집에 도로 보내야죠.”

목소리에 푸근함이 가득했습니다. 아이의 칭얼댐과 할머니의 마음이 어우러진 따뜻한 오후입니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세월의 흐름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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