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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숨날숨]‘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지 않는다면 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가’

중앙선데이 2012.04.21 21:55 267호 34면 지면보기
▶“그 여름 강가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너를 처음 사랑하게 되었지/ 물속에 잠긴 발이 신비롭다고 느꼈지/ (중략) /물속에 손을 넣었지/ 우리를 만지는 손이 불에 데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가/ 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지 않는다면/ 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때 나는 알았지/ 어떤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리가 한때 있던 그곳에/ 그대로 살고 있다고/ 떠나온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류시화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의 ‘첫사랑의 강’ 중에서

▶“교회가 세상을 좌우하던 시대는 지났다. 시장 경제, 미디어, 자연과학, 법 등 다양한 종류의 합리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경쟁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교회는 이런 다른 종류의 합리성에 개입해 진리와 정의를 찾는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줘야 한다. 가령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사랑은 가족적 가치다. 이런 가치가 정의라는 가치에 연결될 때 보다 인간을 위하는 법적 발전이 있을 수 있다. 종교인도 이웃 분야 전문가와 자주 만나고 학제 간 연구를 해야 한다.”
-하이델베르크대학 미하엘 벨커 교수 대담 중에서

▶“우리가 땀 흘리지 않기로 작정한 삶을 사는 건 아닐까요? 땀 흘리고 몸을 쓰는 일, 몸을 살피고 이해하는 일은 필요하고 또 의미심장해요. (중략) 제가 못마땅해 하는 것 하나가 짙은 화장, 긴 손톱이에요. 남을 위해, 생산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길 결사적으로 부정하는 상징처럼 보여요. 헬스클럽이라는 것도 그렇지요.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공간. 몸을 대상화하고 상품화하는 차원 아니겠어요? 건강한 삶이란 S라인 같은 가공된 형식미를 추종하는 세계와는 다른 차원이죠.”
-목판화가 이철수의 신간 『웃는 마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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