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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 뒤탈’ 벌써 6번째 … 책임은 누가 지나

중앙일보 2012.04.21 00:00 종합 4면 지면보기
20일 오후 3시 서울 성북구 정릉동 국민대학교 본부관에서 이채성 연구윤리위원장이 새누리당 문대성 국회의원 당선인의 박사학위 논문의 상당 부분이 표절로 판정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위원장, 노경조 대학원장, 정진석 재무처장. [김형수 기자]


새누리당 탈당을 거부하고 버티던 문대성(부산 사하갑) 국회의원 당선인이 20일 당을 떠났다. 국민대가 이날 자신의 박사 논문에 대해 “상당 부분을 표절로 판정한다”고 발표하면서다.

문대성, 국민대서 ‘논문 표절’ 판정하자 탈당 … 150석 돼 과반 무너져



  문 당선인은 국민대 발표 직후 언론에 배포한 탈당 선언문에서 “모든 것이 제 책임이다.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것도, 탈당 번복으로 인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것도 저의 잘못”이라면서 “저로 인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거나 새누리당의 쇄신과 정권 재창출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이 부담을 털고 민생에 전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당선인의 탈당으로 새누리당 의석은 151석에서 150석으로 줄었다. 총선 열흘 만에 과반이 무너진 것이다.



 다만 문 당선인은 “유권자들이 저의 진정성을 알고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의원직 사퇴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제수씨 성추행 논란을 빚은 김형태(경북 포항 남-울릉) 당선인에 이어 문 당선인도 탈당을 선택함에 따라 새누리당의 ‘가지치기’는 일단락됐지만 내부에선 공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김·문 당선인을 포함해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가 문제가 된 사례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천 과정에서 석호익(경북 고령-성주-칠곡) 후보의 경우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손동진(경북 경주) 후보는 금품 제공 혐의가 불거져 공천장을 내놔야 했다. 또 박상일(강남갑)·이영조(강남을) 후보는 과거에 쓴 글들이 역사 인식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낙마했다. 이들은 모두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강세 지역 공천자들이었다. 당내에선 “결국 엄격한 검증을 하지 못한 당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문 당선인에 대해선 박근혜계 실세 인사의 책임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영남권 박근혜계 일부 의원들이 두 사람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형태 당선인에 대해선 대구·경북 지역의 박근혜계 C 의원이 정장식 전 포항시장 대신 박근혜계인 김 당선인을 공천하는 데 힘을 썼고, 파문이 불거진 후에도 김 당선인 문제 대응에 안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해당 의원은 “나는 지역여론상 김 당선인 대신 정 전 시장을 공천하는 게 옳다고 얘기했는데 공천위에서 결과가 바뀐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공천 당시만 해도 (김 당선인에게)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공천위가 면접과 경력을 바탕으로 후보로 정한 것이지 특정인의 의사가 반영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당선인에 대해선 공천위원으로 활동했던 현기환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문 당선인을 영입한 현 의원은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표절 여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본인”이라며 문 당선인에게 뒤늦게 자진탈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에서 문 당선인의 표절 문제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대는 문 당선인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학계가 통상적으로 용인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났다”며 표절 판정을 내렸다.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위원장 이채성)는 기자회견을 열어 “문 당선인의 박사 학위 논문은 연구주제와 목적의 일부가 명지대 대학원 박사과정인 김모씨의 논문과 중복될 뿐 아니라 서론, 이론적 배경 및 논의에서 상당부분 일치했다”고 밝혔다. ‘각속도’를 ‘각도속’으로, ‘반건양근’의 영문표기 semitendinosus를 d를 뺀 semiteninosus라고 오기한 것까지 똑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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