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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날개 달고 상승? 전문가 분석은

중앙일보 2012.04.21 00:00 종합 31면 지면보기


2010년 4월 2만7500원에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1000주를 샀습니다. 원래는 정보기술(IT) 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대안으로 하이닉스에 투자한 겁니다. 지난해 4월 주가가 3만7000원대까지 올랐지만 더 오를 것 같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4개월 만에 주가가 1만5000원대까지 떨어지며 반 토막이 나더군요. 그때 팔지 못한 게 지금은 너무 후회됩니다. 다행히 현재 주가는 본전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그간 마음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당장 팔고 싶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30만원대까지 오른 것을 감안하면 하이닉스도 조만간 상승세를 탈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팔아 본전을 챙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IT 업종의 성장성을 믿고 조금 기다려 보는 게 좋을까요?

금융주치의 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D램 투톱 효과 … SK하이닉스, 날개 달고 상승할까



보유



치킨게임서 살아남아 … 과실 누릴 때



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
조금 더 갖고 계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하이닉스 주가가 많이 올랐고, 지난해 3분기 이후 계속돼 온 영업적자가 올 1분기까지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력 제품인 D램 산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향후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D램 생산 세계 3위 업체인 엘피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세계 D램 산업에서 메이저 브랜드는 삼성전자·하이닉스·마이크론테크놀로지, 이렇게 3개 업체만 남게 됐습니다. 하이닉스는 그동안의 혹독한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았고, 이제는 그 과실을 누릴 때가 됐습니다.



 물론 D램 산업에 대해 염려도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때문에 데스크톱PC 수요가 줄고 있는 것입니다. 데스크톱PC는 D램 소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제품입니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곳에서 D램 사용이 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에는 D램의 한 종류인 모바일 D램이 들어가는데, 스마트폰의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 양도 늘고 있습니다.



 또 신개념 노트북인 울트라북이 출시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울트라북에는 기존 데스크톱과 비슷한 양인 4GB 정도의 D램이 기본적으로 장착됩니다. 올해 말에는 전 세계 노트북 시장의 40%를 울트라북이 점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D램 산업에 대한 두 번째 우려는 공급에 대한 것입니다. 엘피다가 비록 재무적인 문제로 파산보호 신청 상태이지만 전 세계 D램 설비의 17%를 차지하는 엘피다의 설비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엘피다에 더 이상의 설비 투자가 진행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게다가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엘피다의 인수가 지연된다면 설비 중 상당 부분이 경쟁력 상실로 자연 도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산업 내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가고 있어 향후 D램 산업에는 과거와 같은 급격한 사이클 변동은 자주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되살아나는 D램 수요는 D램 가격 상승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게 합니다. 스마트폰·울트라북 같은 신규 수요가 D램 산업의 미래를 견인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하이닉스를 비롯해 살아남은 기업은 미세화 공정 투자를 통해 매년 원가 절감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D램 가격이 상승한다면 하이닉스의 마진은 급격히 개선될 것입니다.



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



보유



SKT와 시너지 효과, 적극 투자 가능해져



조재홍
한국투자증권 V프리빌리지 강남센터장
2년간 마음고생이 심했겠네요. 그렇지만 계속 더 보유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하이닉스 주가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이 기대됩니다. 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적자가 예상됩니다. 그러나 비용 절감, D램 고정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이익 등에 힘입어 적자 규모는 직전 분기에 비해 줄어들 전망입니다. 그리고 2분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돼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둘째, 공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D램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하면서 2분기부터 D램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여기에 인텔의 신제품 출시와 노후 PC의 교체도 D램 수요를 늘릴 것입니다. 반면 공급이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올해 D램 설비투자(CAPAX) 규모는 2000년 이후 가장 저조한 2009년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년 대비 36%, 2010년 대비 63%가량 급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경쟁사인 엘피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가동률이 떨어졌습니다.



 셋째, 산업 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과점체제가 갈수록 강화될 것입니다. 엘피다가 단기간에 파산하지 않는다고 해도 점유율 축소는 불가피합니다. 그러면 하이닉스의 점유율은 현재 20% 후반대에서 30% 수준까지 올라 강력한 2위 업체가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지난 분기 기준으로 이미 46%에 이릅니다. 추가로 점유율을 늘리면 반독점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하이닉스가 더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경우 경쟁자인 삼성전자보다는 하이닉스와 거래 비중을 더 높이려고 할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SK그룹의 일원이 됨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됩니다. 과거 하이닉스는 채권단 보유 지분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문제가 언제나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SK그룹에 편입됨으로써 이런 우려가 사라졌습니다. 또한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인수 후 하이닉스는 메모리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시스템 LSI(대규모 집적회로)로의 사업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 퀄컴 등 글로벌 시스템 LSI 회사와의 제휴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책임경영과 투자재원 확보를 통한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이 하이닉스 전망을 밝게 합니다.



조재홍 한국투자증권 V프리빌리지 강남센터장



보유



공급 줄고 수요 늘어 D램 값 강세 예상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
계속 들고 가세요. 기다리면 지난번 고점보다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에 속해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흔히 말하는 ‘사이클 산업’에 속합니다. 사이클 산업 관련 주식 투자는 아주 단순합니다. 업황의 바닥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겁니다. 말처럼 쉽냐고요? 원칙만 명확하게 세우면 의외로 쉽습니다. 즉 실적이 바닥을 찍었을 때 사고 더 이상 실적이 성장하기 어렵거나 횡보한다면 사이클의 고점이므로 과감하게 파는 것이 옳은 투자 전략입니다.



 단기적으로 지금 하이닉스가 속해 있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은 ‘무릎’에 해당합니다. 지난번 1만5000원 수준까지 하락했을 때가 바닥인 셈이지만 용감한 투자자가 아니라면 그때 사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지금은 바닥에서 겨우 무릎 수준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업황을 바닥에서 무릎까지 올려놓은 계기는 경쟁 업체의 파산보호 신청입니다. 일본 엘피다가 불황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했습니다. 앞으로 공급이 줄어 D램 가격 상승이 예상됩니다.



 일부에서는 경쟁사 도태로 공급이 주는 바람에 D램 가격이 오른 건 주가에 이미 다 반영됐다고 주장합니다. 맞습니다. 이미 반영됐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을 얘기할 때입니다. 이는 주가에는 물론이고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에도 아직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1분기를 저점으로 D램 가격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우 D램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속도는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빠를 것입니다. 이는 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을 이끄는 호재입니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입니다. 올해 초 10년 넘게 지연돼 왔던 하이닉스의 주인 찾기가 마무리됐습니다. 지배구조 문제의 해결은 하이닉스가 향후 경쟁 업체에 비해 더 강하게 산업 내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불황기에도 하이닉스는 2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엘피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있는 와중에 하이닉스는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3위권 이하 업체들을 멀찌감치 떼어 놓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입니다. 지금은 하이닉스를 보유할 때입니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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